기업용 메신저 ‘카카오워크’ 오는 16일 출시 예정
최근 카카오가 게임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IPO) 대박을 비롯해 카카오페이지·카카오M 등 콘텐츠 전문 자회사를 통해 영향력을 발휘한다. 게임과 콘텐츠 시장을 섭렴한 카카오의 다음 목표는 인공지능(AI)과 B2B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AI와 B2B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는 오는 16일 새로운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워크는 카카오가 내놓는 첫 B2B 솔루션으로 카카오톡과 닮았지만 기업 환경에 필요한 관리 기능 및 보안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전자결제 등 회사 주요 시스템과 연동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했다. 특히 카카오의 AI 기능을 탑재했으며 카카오엔터가 지난 5월 인수한 리모트몬스터의 웹실시간통신(WebRTC) 기술 기반 라이브 미디어 솔루션을 활용한 화상통화 기능도 구현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경우 이미 게임 및 콘텐츠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에서 4500만명이 사용하는 있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매년 2배가 넘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최근 진행한 IPO에서는 58조원이 몰리며 역대 최대 규모 흥행을 기록했다.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네이버웹툰과 함께 국내 웹툰·웹소설 시장의 양대 산맥 중 하나로 떠올랐으며, 카카오M은 최근 카카오TV를 선보이며 OTT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게임 및 콘텐츠 시장 진출에 성공한 카카오는 이제 AI 기술을 바탕으로 B2B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중심에는 자회사 카카오엔터가 있다. 카카오엔터는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조직 개편됐던 AI LAB이 분사한 회사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강조한 카카오 ‘시즌2’의 선봉에 있는 회사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3월 카카오 전직원에 보낸 카카오톡 10주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난 10년은 카카오의 시즌 1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 시즌 2를 위한 다음 1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자회사 및 관계사만 90개가 넘는 카카오에서 카카오라는 이름을 부여받았다는 것은 카카오가 카카오엔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출범 당시 백상엽 카카오엔터 대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의 AI 기술 및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기업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시켜 국내 대표 기업형(엔터프라이즈) IT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개인과 기업, 기업과 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기술과 환경을 선보이겠다”고 밝힌바 있다. 백상엽 대표는 LG CNS 출신으로 솔루션 비즈니스는 백 대표에게도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워크 이외에도 클라우드 솔루션 플랫폼 ‘카카오i 클라우드’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i클라우드는 카카오 10년의 데이터 구축·운영 노하우가 집약된 클라우드 솔루션 플랫폼”이라며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온프레미스(기업 자체 시스템)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는 또 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카카오 i 인사이트’, AI 원천기술 엔진 모음인 ‘카카오 i 엔진’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자동차와 주택 등 건설산업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카카오의 AI 플랫폼 ‘카카오i’를 유통·소비재·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확장하겠단 방침이다.
그동안 B2B IT서비스는 기존 대기업 계열사들이 주도해온 시장이다. 삼성SDS, LG CNS, SK C&C, 포스코ICT 등이 그룹 계열사를 고객으로 확보하며 시장을 주도해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B2B IT서비스 분야 상위 3사(삼성SDS, SK C&C, LG CNS)의 점유율은 2013년 76.0%에서 2019년 87.9%로 꾸준히 늘고 있다. 카오엔터는 이러한 시장을 카카오 i를 통한 AI 기술과 카카오톡 등을 무기로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엔터는 지난 몇 달간 많은 기업들과의 제휴에 성공했다. 올해 1월 특허청·이랜드·경통택배와의 제휴를 비롯해 2월에는 NH투자증권, 3월에는 LG전자·에버랜드, 4월 교보생명, 5월 KBS, 6월 한국은행·암웨이 등과 잇달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로 카카오 i 관련 기술을 제공하거나 카카오워크 등을 활용해 디지털업무 혁신을 추진한다.
IT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IT서비스 시장에서 카카오엔터의 영향력이 크지는 않지만 기업용 메신저 카카오워크에 대해서는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카카오워크가 성공할 경우 이와 연동된 솔루션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카오의 솔루션 사업 진출이 처음인 만큼 기존 빅3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