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카드사서 제휴 보험 상품 판매 비중 단계적 축소
중소형 보험사 “주요 판매 채널 사라지는 셈”
카드사와 제휴해 판매되는 보험 상품인 카드슈랑스의 판매 비율을 제한하는 규제책이 내년부터 단계 적용된다. 적게나마 카드슈랑스 부문에서 매출을 내던 중소형 보험사들은 판매 채널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카드사와 제휴한 보험 상품의 판매 비율 제한 규정을 담은 ‘보험업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공고하고 17일까지 의견을 청취한다고 밝혔다.
카드슈랑스란 카드(card)와 보험(insurance)의 합성어로 카드사가 텔레마케팅(TM)으로 제휴된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이 제휴된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와 유사한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내년을 시작으로 카드슈랑스 모집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2021년에는 66%, 2022년에는 50%, 2023년에는 33%로 낮추고 최종적으로 2024년에는 25%룰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거 2017년 카드슈랑스 판매 비중 규제 적용을 2020년 이후로 유예했으나 당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3~4개의 중소형 보험사만이 카드슈랑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25%룰 적용 시점을 추가 유예하되 이행가능성 제고를 위해 모집비중 규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시행령을 2017년 도입하면서 2020년까지 3년간 유예했고, 지난해 12월 다시 2022년 말까지 3년 유예한 바 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2023년부터 카드슈랑스 판매 규제가 적용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으로 단계 적용이 도입되면서 카드사는 당장 내년부터 보험 상품 모집총액 중 1개 보험사의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 카드슈랑스를 적극 취급해온 중소형 보험사들은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만큼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카드슈랑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보험사는 에이스손해보험·AIG손보·라이나생명·흥국생명 등 3~4개사에 불과하다. 카드슈랑스를 취급하는 보험사들은 취급사가 적다 보니 1개사의 판매 비중을 25%로 줄일 경우 카드사가 제휴를 중단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2024년까지 25%룰을 유예했다지만 사실상 내년부터 판매 비중 규제가 적용되는 것”이라며 “카드사들은 규제를 맞추기 위해 보험사와 카드슈랑스 제휴를 중단하려고 할 텐데 그렇게 되면 중소형 보험사 입장에서는 판매 채널 하나가 통째로 사라지는 셈”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