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 분위기로 편의점 배달 수요 급증
GS25에 이어 CU도 도보 배달 서비스 시작···동네 배달 서비스로 격돌

GS25는 지난 2일 우리동네딜리버리 서비스를 정식 론칭했다. / 사진=GS리테일
GS25는 지난 2일 우리동네딜리버리 서비스를 정식 론칭했다. / 사진=GS리테일

편의점 빅2 GS25와 CU가 하반기 도보 배달로 맞붙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편의점 배달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편의점 배달업에도 새로운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오토바이 등 모빌리티를 보유한 라이더들로 구성됐던 배달은 이제 일반인의 도보 배달로 확산되는 추세다.

배달의 첫 시작은 쿠팡 플렉스다. 쿠팡 플렉스는 전문 배송 기사가 아닌 일반인이 지원해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배송 업무 서비스다. 부수입을 원하는 회사원, 대학생 등 모두 유연하게 일을 할 수 있다. 쿠팡 플렉스를 시작으로 국내에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배달하는 일자리가 늘어났다.

최근에는 GS25이 편의점에서 3.5세대 배달 업무 ‘도보 배달 서비스’를 출시했다. GS25가 지난 2일 공식 론칭한 일반인 배달 서비스 ‘우리동네딜리버리(우딜)’은 일반인들이 직접 참여해 요기요에서 주문된 GS25 상품을 배달할 수 있도록 한 배달 플랫폼이다. 대상 점포 반경 1.5㎞ 이내 접수된 배달 콜을 잡아 도보 배달한다.

최소 구매 금액(1만원)과 배달 가능 시간대(오전 11시~오후 11시), 배달 이용료(3000원)은 기존 오토바이 배송과 같다. 다만 주말이나 출·퇴근시간 같은 피크타임에 지연되는 오토바이 배달과 달리 도보 배달원은 짧은 거리를 전담하는 만큼 배달 시간은 더 짧아진다. 현재 오토바이 배달은 1시간 내외로 이뤄지는 반면, 도보 배송은 20~30분이면 배달이 완료된다.

우딜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GS25에 따르면 지난 19일 우딜 론칭 이후부터 30일까지 우친(우리동네딜리버리친구: 배달자)은 5300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배달을 완료한 우친은 52건이었다. 전체 우딜 주문건 중 23%가 우친을 통해 배달됐고, 나머지 건은 전문 라이더를 통해 배달이 이뤄졌다.

GS25 관계자는 “우딜이 지역 밀착 기반의 배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경영주에게는 배달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U는 GS25보다 한 발 늦게 도보 배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CU는 GS25처럼 우친을 직접 모집하는 방법 대신, 전문 업체와의 제휴를 맺었다. CU는 1만명의 일반인 배달원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 업체 엠지플레잉과 제휴를 맺고 이달 초 도보 배달을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CU가 제휴를 맺은 엠지플레잉은 SPC그룹 온라인 사업 담당 계열사인 SPC클라우드와 도보 배달 계약을 맺고 플랫폼 ‘콜앤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로써 CU는 GS25보다 늦게 도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배달원이 파리바게뜨, CU의 주문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그 시너지 효과로 자연스레 GS25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이 편의점 업계가 배달 업무에 관심을 보이는 데는 편의점 배달 시장이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GS25의 배달 주문 건수는 전월 동기 대비 88.2% 늘었다. CU도 같은 기간 배달서비스 이용 건수가 전월 동기 대비 76.4% 증가했다. 특히 재택근무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평일 이용 건수도 92.9%나 늘었다. 이는 주말(60.4%)보다도 높은 신장률이다.

업계에선 도보 배달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배송시간 단축 등 편의점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현재 편의점 도보 배달 서비스는 GS25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보이지만, CU가 엠지플레잉과 손을 잡은 만큼 SPC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주문 건수는 CU가 GS25보다 2배가량 많을 것으로 봤다. 실제 GS25도 제휴를 희망하는 외부 업체와의 제휴 연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기존 배달 서비스는 배송자가 여러 주문건을 모아 배송하는 경우가 많아 배달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지만 도보 배달 서비스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편의점 업계가 이 서비스를 확대 운영할 것으로 본다”면서 “GS25 우딜은 도보 배달 서비스 첫 시작인 만큼 시장 파이를 키우기에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CU가 SPC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CU가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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