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전략회의 이후 투심 몰려
뉴딜 지수 편입 종목 공개도 영향
“기대감만으로 상승···투자 유의해야”

5년 간 총 190조원이 투입되는 한국판 뉴딜 정책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면서 국내 증시에서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다만 호재가 일부 반영된 측면도 있고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종목들도 많다며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4일 국내 증시에서 정부의 뉴딜 정책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전문업체인 유니슨은 한국거래소의 투자경고 종목 지정에도 불구하고 이날 가격 제한폭(30%)까지 급등한 5980원에 장을 마쳤다. 국내 증시가 이날 1% 안팎의 약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태양광에너지 사업을 하는 한화솔루션도 전날 대비 6.13% 상승한 4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날 장중 13.35% 상승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 우선주인 한화솔루션우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효성중공업 역시 전날 대비 13.09% 상승한 7만원을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점유율 상위 수소차 충전소 업체다. 이 밖에 풍력 관련주인 씨에스윈드, 태양광 관련주인 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이 급등세를 보인 상황이다.

이는 전날 열린 ‘제 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 이후 관련 종목들에 기대감이 형성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날 정부는 한국판 뉴딜 사업에 5년 간 총 170조원을 투입하고 20조원 규모의 국민 참여형 뉴딜 펀드 등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뉴딜사업은 친환경에너지로 대변되는 그린뉴딜과 4차산업과 엮이는 디지털뉴딜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날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에 투심이 몰린 것이다.
 
여기에 한국거래소의 뉴딜지수가 발표된다는 소식도 투심을 자극했다. 전날 한국거래소는 오는 7일에 한국판 뉴딜산업의 대표종목으로 구성된 ‘KRX BBIG K-뉴딜지수’ 5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거래소는 미래 성장주도 산업으로 주목받는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업종을 기반으로 K-뉴딜지수를 개발했다고 설명하면서 주요 구성 종목들을 공개했는데, 이날 이 종목 일부가 수급 개선 기대에 따라 상승 흐름을 보인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전날 공개한 지수 편입 종목들. / 자료=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가 전날 공개한 지수 편입 종목들. / 자료=한국거래소.

실제 ‘KRX BBIG K-뉴딜지수’에 포함된 더존비즈온은 이날 전날 대비 18.78% 오른 12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KRX 2차전지K-뉴딜지수’에 포함된 후성은 12.56% 상승 마감했으며 ‘KRX 인터넷K-뉴딜지수’에 포함된 유비쿼스홀딩스, 서진시스템 등은 각각 14.13%, 8.3% 올랐다. ‘KRX 게임K-뉴딜지수’ 구성종목 중에서는 펄어비스, NHN 등이 각각 10.61%, 6.23% 상승 마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열을 경고하고 있다. 아직 투자금이 집행되지 않았고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뉴딜 정책이 지난 4월 처음 발표된 이후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호재가 선반영됐다는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뉴딜 펀드를 통해 주식·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으려던 의도가 되레 과열을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라며 “이미 지난 3월 증시 급락 이후 국내 성장주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대부분 높아진 상태다. 기대감에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도 있지만 하나의 빌미로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신중하게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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