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물량 당초 9000가구에서 6만가구로 대폭 늘리고 이 중 3만 가구 공개 앞둬
태릉골프장 비롯, 3기신도시 중 사업속도 빠른 하남 교산·남양주 왕숙 등 거론
정부가 8·4 수도권 주택공급확대 대책을 통해 발표한 세부계획안이 다음주 발표된다. 이때 사전청약을 진행하는 지역과 내년 언제쯤 청약을 진행할 건지도 함께 알려질 예정이다. 사전청약은 아파트 착공 1∼2년 전에 미리 분양 일정에 들어가 입주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사전청약 발표가 수개월 간 이어져 온 2030의 패닉바잉을 잠재울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다음주 발표 다음주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공공택지와 서울 도심의 유휴부지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당초 사전청약 물량은 9000호 정도 계획돼 있었지만 물량을 정부가 8·4 대책 발표 당시 내년과 2022년 각각 3만호씩 6만호로 상향했다.
정부가 사전청약 물량을 대폭 늘린 것은 수개월 간 지속된 2030의 패닉바잉으로 서울의 집값이 좀처럼 잡히질 않아서다. 서울의 경우 최근 과열된 분위기로 민간택지에서 분양되는 일반분양 물량의 경우 당첨되기 위해 최소 가점을 60점 이상 쌓아야 하는데, 청약통장 보유기간, 무주택 기간, 부양자녀 수 등을 통해 가점을 매기는 현 가점구조상 30대가 60점을 받기는 불가능하다. 청약을 받을 순 없고 집값이 가파르게 오를게 두려운 청년층이 올 상반기부터 주택매수에 가담하면서 시장은 과열됐다.
결국 정부는 값싸고 입지 좋은 공공택지 물량을 대거 쏟아냄으로써 매수 열기를 잠재우기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더라도 민간택지보다 공공택지의 분양물량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점도 패닉바잉을 검토하는 성난 2030을 달랠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홍남기 부총리도 지난 2일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사전청약에 당첨돼 수년 내 입주가 가능한 내 집이 생긴다는 기대만으로도 실수요자 분들의 주거 불안을 덜고 매매수요가 완화돼 시장 불안이 진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최근 국회 국토위에 출석해 “‘영끌’해서 집을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서울·신도시에 공급될 물량을 생각해 봤을 때 조금 기다렸다가 적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분양을 받는 게 좋을지 생각해 보셔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사전청약 대상 지역으로 8·4 대책 중 공급 규모가 가장 큰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83만㎡) 1만 가구를 비롯해 3기신도시 중 사업 속도가 빠른 하남교산, 남양주 왕숙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일부 예비 청약 수요자 사이에서는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해당지역 거주요건을 채워두는 전략 등을 시도하기도 한다. 수도권의 경우 분양물량이 나오는 지역에서 2년 이상 거주했으면 1순위로 분류된다. 서울의 경우 50%는 서울 거주자를 우선 선정하고, 나머지 절반은 수도권 다른 지역 거주자에게 돌아간다. 경기는 해당 시·군 거주자에 30%, 도내 다른 시·군 거주자에 20%, 나머지 절반은 경기를 제외한 수도권 다른 지역 거주자에게 배정하는 방식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여유를 두고 내집마련을 하고자하는 수요자라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수도권도 서울접근성이 우수해 입지가 좋은데다가 가격이 저렴할 것으로 예상돼 수요자가 많이 몰릴 수 있다. 청약요건을 채우기 위해 거주기간을 채우는 등의 방법으로 대비를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