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DB손보·KB손보 등 앞다퉈 서비스 출시
지난해부터 가입 의무화···“시장 성장성 있고 손해율 낮아”
엘리베이터를 비롯한 승강기 사고를 처리해주는 ‘승강기 사고배상책임보험’이 손보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의무보험 가입 대상이 된 승강기 보험의 갱신 주기가 돌아오면서 손보사들은 고객 유치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 승강기 주소·고유번호 입력만으로 간편가입, 고객 편의성 높여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비롯한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들이 승강기 사고배상책임보험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승강기 사고배상책임보험은 승강기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휠체어리프트, 자동차용 엘리베이터 등을 대상으로 하며 작년 9월 가입이 의무화됐다. 보험 기간 1년이 끝나기 전에 새로 가입하지 않으면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번 9월이 첫 번째 갱신 주기다.
지난달 30일 KB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승강기 사고배상책임보험에 대한 모바일 간편가입 서비스를 출시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규제 샌드박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오픈 API 활용 기업성 보험 온라인 간편가입시스템’을 적용한 상품이다.
이에 따라 기존 승강기 보험에 가입할 때 요구되던 서류 제출이나 오프라인 자필서명 없이도 소속 직원 또는 대표자가 휴대폰에서 본인인증을 통해 승강기 사고배상책임보험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 보험 가입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5분 이내로 대폭 줄였다.
DB손해보험도 승강기 주소나 고유번호만으로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 제공하는 승강기 관련 정보를 보험가입 단계에서 바로 조회하고 계약에 자동 반영하는 시스템이다.
삼성화재 역시 지난 24일 승강기 고유번호 입력만으로 소재지부터 승강기 명세까지 자동 반영되는 승강기 사고배상책임보험 가입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를 통해 승강기 보험에 가입하면 따로 보험가입내역을 신고할 필요 없이 매일 자동으로 해당 승강기 데이터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으로 전송되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매년 의무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고객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사고발생율 낮아 손해율 관리 용이”···신수익원 기대
손보사들이 앞다퉈 승강기 보험 고객 유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배경에는 시장의 성장성과 손해율 관리 측면에서의 이점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전국의 가입대상 승강기 73만4665대 중 95.7%(70만3262대)가 승강기 보험에 가입돼 있다. 보험시장 규모는 약 220억원으로 추산된다.
자동차보험과 같은 여타 의무보험에 비해 시장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다. 향후 3기 신도시 건설 등 부동산 공급 정책과 관련해 승강기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사고발생률이 현저하게 낮다는 점도 손보사들이 승강기 보험 시장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국가승강기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승강기에서 발생한 사고 건수는 38건으로 사고율은 0.0052%에 불과하다. 최근 5년 통계치를 보면 2016년 0.0074%, 2017년 0.0042%, 2018년 0.0031%, 2019년 0.01%로 사고율이 매우 낮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사고율이 낮을수록 손해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아직 의무화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고 의무보험인 만큼 꾸준한 수익원이 될 수 있다”며 “사고율이 낮아 손해율 관리가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