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부터 확진자 감소세···200명 이하 집계도 17일 만
전문가들 “숫자 중요치 않아”···정부가 2.5단계 조치 연장 예상하거나 연장 필요 주장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95명으로 집계되자 벌써부터 확산세가 주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전문가들은 시기상조로, 현재 위험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말 종료되는 수도권 2.5단계 조치와 관련, 전문가들은 정부가 연장할 것으로 예상하거나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95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88명이다. 해외유입 사례는 7명이 확인됐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2만644명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 아래로 집계된 것은 최근 수도권 유행 초기 단계인 지난달 17일의 197명 이후 17일 만이다. 신규 확진자는 수도권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달 14일 이후 세 자릿수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을 정점으로 조금씩 감소하는 양상이다.
실제 지난달 14일부터 27일까지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324명→332명→397명→266명→280명→320명→441명으로 집계됐다. 뚜렷한 증가세가 특징이다. 하지만 지난달 28일부터는 371명→323명→299명→248명→235명→267명→195명으로 감소세가 파악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별 확진자 숫자를 근거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거나 하향세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오는 6일까지 예정된 수도권 지역의 이른바 2.5단계 조치도 완화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라는 숫자에 집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숫자보다는 최근 흐름이나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보건산업대학원장(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됐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며 “100명대나 200명대 등 세자리 숫자는 언제든지 환자가 급등할 수 있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전 원장은 “코로나19 비상상태가 바뀐 것은 전혀 없다”면서 “현재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조금 더 효과를 보자는 차원에서 정부가 당분간 2.5단계 조치를 더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부 국민들이 숫자만 보고 판단할 수는 있는데, 아직 안심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최근 2.5단계 조치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힐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며 “(2.5단계가) 급격한 증가세를 누그러뜨릴 수는 있지만, 신규 확진자를 50명 미만으로 줄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분간 신규 확진자는 100명에서 200명 사이로 오르락내리락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5단계 조치에도 세부적 문제점이 있어 방역이 확산세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즉 그동안 누차 지적됐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개인 카페로 사람들이 옮기는 등 풍선효과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교수는 “방역당국은 신규 확진자를 100명 이하로 묶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2.5단계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현재 상황은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정리했다. 엄 교수는 “신규 확진자 숫자도 중요하지만,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일명 ‘깜깜이 환자’ 비중이 더 중요하다”며 “깜깜이 비중이 높으면 감염 폭발 가능성도 높아 방역당국이 중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깜깜이 환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은 어디에선가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확진자 숫자와 함께 깜깜이 환자 비중도 같이 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이날 0시 기준,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중 깜깜이 환자 비중은 24.4%로 집계됐다. 엄 교수는 “(오늘로부터) 3일 경과된 후 갑자기 신규 확진자 숫자가 100명 미만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2.5단계 조치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신규 확진자 감소는 교회 등 대규모 집단감염 확진자가 빠진 것이 원인”이라며 “김치공장 등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현재 상황이 안 좋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특히 김치 등 음식물을 다루는 분들의 손을 통해서 감염이 이뤄지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바이러스 전파력이 높아 위험하다”며 “집단감염이 나오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신규 확진자가 두자리 숫자로 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정부도 2.5단계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 방침대로 일단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며 “절대로 백신이 나올 때까지는 국민들이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