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폐쇄 막으려 직원 분산배치·재택근무 실시
영업점은 방역·칸막이 설치 등 수준
“영업점 거리두기 3단계 시 대비한 대책 없어”
코로나19 재확산에 이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까지 검토하고 있어 은행들도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타격으로 지점만 아니라 은행 본점까지 임시 폐쇄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자발적으로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영업점 운영과 관련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맞춰 구체적인 대책을 만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 본점 직원 분산배치·재택근무 확대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은행들은 본사와 영업점 운영 인력을 나눠 재택근무, 분산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본점 일시 폐쇄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근무 인력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본점 직원의 20~30%를 재택근무로 전환한 상태다.
신한은행의 경우 최근 방역 가이드 운영 기준을 2단계로 상향, 현재 본점 직원의 15%가 이원화·재택근무 중이다. 우리은행 역시 본부 재택근무 비율을 20%로 설정하고 본점 폐쇄시 정상적으로 업무수행이 가능하도록 본점을 포함한 8곳에 인력을 분산 배치해 근무 시키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9일부터 2주간 재택근무 및 대체사업장 분산근무 비중을 40% 이상 유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본점 직원 20%가 재택근무 중이다. 나머지 본점 직원의 15%는 분산근무로 전환했다. 농협은행은 이번주부터 본부 분산율을 30%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은행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상향될 경우 재택근무 및 분산근무 비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거리두기가 3단계로 상향될 경우 본점 직원의 이원화·재택근무 비율을 30%까지 확대하고 모든 대면 접촉 활동을 금지할 예정이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도 본부 인력을 각각 50%로 분산할 계획이다.
이런 계획이 만들어진 것은 은행 본점들이 코로나19로 폐쇄되고 있어 다른 은행 본점 폐쇄 우려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기업은행은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신본점인 IBK파이낸스타워를 폐쇄하고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은행 본점이 폐쇄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국내에 빠르게 확산될 때 한국수출입은행, 대구은행에서 각각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본점 문을 닫았다. 또 대구은행은 지난 3월에도 제2본점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일부 층을 폐쇄했다.
◇영업점은 거리두기 3단계 시행해도 뚜렷한 방침 없어
은행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에 맞춰 재택근무 비중을 높인다고 밝혔지만 정작 영업점에 대해서는 뚜렷한 계획을 내놓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서는 영업점 직원 중에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고객 중 확진환자가 방문했을 경우 임시 폐쇄를 하는 계획을 세웠을 뿐 더 진전된 방침이 없는 상황이다. 은행 영업점들은 직원들의 순환 재택근무와 영업장 내 칸막이 설치, 전원 마스크 착용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ATM 화면조작부 및 인터폰 등 고객들이 접촉하는 부분을 집중 소독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따른 은행의 행동에 대해선 뚜렷한 지침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발령돼도 계속 문을 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 방역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수준에서 더 강화된 지침이 나온 것은 없다. 은행 영업점이 문을 닫게 되면 주변 고객들의 불편이 커지기 때문에 당국에서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