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찬성 전문가 “풍선효과 봐야”···“부분적 대응 의문, 모든 걸 끊어내야”
일부 전문가 “경제도 고려해야, 3단계 반대”···“주 초반 3일 흐름 중요”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 지속에 따라 정부는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2.5단계 조치를 발동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2.5단계 조치가 일부 효과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3단계 격상에는 엇갈린 입장을 보여 특히 이번 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목된다.  

3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48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238명이다. 해외유입 사례는 10명이 확인됐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만9947명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299명에 이어 이틀째 200명대를 기록했다. 보통 주말이나 휴일 검사 건수가 평일에 비해 감소하는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날 0시 기준으로 집계된 검사 건수는 1만3519건이다. 전날 1만4841건에 비해 1322건 적었다. 지난 29일 2만1612건과 28일 1만8138건에 비해서는 8093건, 4619건 각각 감소한 수치다. 

지난 14일부터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324명→332명→397명→266명→280명→320명→441명→371명→323명→299명→248명이다. 이 기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총 5177명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어차피 당분간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00명에서 400명 사이를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반인들은 검사 건수가 적어 확진자 수가 감소한 것을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것으로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같은 동향을 파악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가기 전 실질적으로 근접한 일명 2.5단계 조치를 지난 30일 0시부터 수도권 지역에 시행했다. 알려진 대로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음식점과 커피전문점 등 운영이 제한됐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 3단계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2.5단계 조치에 대해 감염병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일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단, 하루 속히 3단계로 격상해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우선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5단계 조치는 부분적으로 효과가 있지만, 이번 2차 대유행 직전인 하루 신규 확진자 50명 이하로 내려갈 수 있는 조치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2.5단계 조치의 문제는 풍선효과”라며 “프랜차이즈카페로 가지 못하게 하면 사람들은 개인카페로 가는 등 다른 수단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얼마나 문제가 많느냐를 설명하면, 예를 들어 오후 9시 이후 버스 운영을 20% 감축하면 9시 전 퇴근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이 몰려 밀집도가 높아지는 부작용이 있다”며 “방역에 있어 밀집도가 위험한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대표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3단계 격상이 봉쇄나 마지막 수단, 또는 K방역의 실패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니다”라며 “방역을 경제논리로 풀지 말고, 하루속히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2.5단계 조치는 안 하는 것보다는 당연히 하는 것이 (방역에) 낫다”면서도 “이같은 ‘부분적 대응’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어떤 요인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에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이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일정 부분만 끊어내는 ‘부분적 대응’이 얼마나 빨리 어느 정도 방역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전망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모든 것을 끊어내는 3단계 조치는 2-3주 경과 후 예측이 가능하다는 차원에서 시행이 시급하다”면서 “현재 코로나19 유행은 규모도 문제지만 오래 지속된다는 점이 중요한데, 3단계 격상이 짧고 확실하게 끊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즉 하루 확진자 200-400명 선의 유행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을 막으려면 3단계가 확실하다는 엄 교수 주장이다. 일단 3단계로 격상한 후 2-3주 가량 단기간 효과를 볼 수 있고, 이후 상황이 호전되면 다시 2단계로 낮추면 된다는 설명이다.

엄 교수는 “지금 머뭇거리면 미국이나 유럽처럼 적절한 기회를 놓치고 향후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며 “당장 다음 주 정도에는 사망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보건산업대학원장(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정부의 2.5단계 조치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 원장은 “2.5단계 조치의 효과가 많을 것”이라며 “그 효과를 보려면 잠복기 등을 감안해 2주 정도가 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경제가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3단계 격상에 반대한다”면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 3단계’ 등의 이야기도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전 원장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나 2.5단계만으로도 방역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단, 국민들은 개개인 위생수칙 준수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2.5단계 조치의 세부 기준이 애매하고, 풍선효과도 일부 예상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3단계 격상 여부에 대한 즉답은 유보했다. 그는 대신 “이번 주 초반 3일 흐름만 봐도 전체적 확산세를 추정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확진자 추세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복수의 의료계 관계자는 “과거 사랑제일교회나 광복절집회 책임 여부나 여파도 중요하지만 결국 정부의 강제조치를 최소화하고 국민 개개인이 알아서 방역을 진행하는 수 밖에 없다”며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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