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회복 둔화·국내 실물 경기 부진···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
올해 및 내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물가상승률 전망치는 0.1%p↑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한은 금통위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금통위에 따르면 최근 세계경제는 경기위축이 완화되는 모습이 이어졌으나 그 속도는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등으로 다소 둔화됐다. 지난 2분기 미국의 GDP성장률(전기 대비)은 -32.9%로 나타났으며 소매판매, 산업생산, 수출량도 각각 전기 대비 7.2%, 13.2%, 28.2%씩 줄어들었다. 중국 역시 2분기 GDP성장률이 -12.1%로 나타났으며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수출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향후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 전개 상황, 각국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경제 역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 수출 감소폭(전년 대비)은 7.1%로 4월(25.6%)과 5월(23.8%), 6월(10.8%)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있으며 건설투자 역시 조정을 지속하고 있다. 2분기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2.9% 감소했으며 건설투자도 1.3% 줄어들었다.
고용 상황도 큰 폭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계속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 취업자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27만7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으며 고용률도 60.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통위는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인한 수출 부진, 코로나19 국내 재확산 등을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3%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도 3.1%에서 2.8%로 낮췄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가격 오름세 확대, 석유류가격 하락 폭 축소 등으로 6월 0%에서 지난달 0.3%로 높아졌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달 중 1.8%까지 상승했으며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률을 보여주는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은 0.4%를 기록했다. 금통위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0.3%에서 0.4%로 상향 조정했으며 내년도 전망치는 1.1%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마지막으로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확대됐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5월 5조원 규모였던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6월과 7월 각각 8조2000만원과 7조6000만원으로 확대됐다. 지난 달 서울 지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7% 올랐으며 수도권은 0.8% 상승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로서는 코로나19 재확산 영향과 전개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어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향후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의 효과 등을 주의깊에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