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매출·영업이익 모두 상승···국내 투자·고용은 감소
에쓰오일·코스트코코리아·코닝정밀소재 투자 대폭 감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오비맥주·볼보코리아, 순이익 이상 배당
한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이 지난해 국내에서 수익성을 높였지만 투자와 고용에는 인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내 외국계 기업(공동지배 제외) 43개의 매출은 149조3328억원, 영업이익은 5조417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8%, 7.4% 늘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보다 0.1%p 상승한 3.6%를 기록했다.
반면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액)은 3조4985억원으로 전년보다 25.5% 줄었다. 직원 수도 8만6187명으로 4.3%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투자와 고용은 줄인 것이다.
이와 반대로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투자와 고용을 늘렸다. 국내 기업은 지난해 매출 2517조6555억원, 영업이익 142조909억원을 냈다. 전년보다 매출은 2.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0.2% 감소했다. 국내 기업 투자는 161조9833억원으로 전년보다 1.8% 증가했고 직원 수도 146만5294명으로 1.7% 늘었다.
43개 외국계 기업이 지난해 모두 투자를 줄인 것은 아니다. 29개 기업은 투자를 확대했다. 하지만 14개 기업이 투자를 큰 폭으로 줄이면서 전체 투자가 감소했다. 특히 2018년 국내 투자 증가율 상위 3개사였던 에쓰오일과 코스트코코리아, 코닝정밀소재 등의 지난해 투자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에쓰오일의 투자는 8276억원으로 전년보다 59.5% 감소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770억원, 코닝정밀소재는 1800억원으로 2018년보다 각각 81.7%, 38.9% 감소했다. 이외 씨앤에스에너지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도 투자를 89%, 83.3% 줄이면서 투자감소율 상위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외국계 기업의 배당성향은 80.7%로 전년보다 0.7%p 상승했다. 외국계 기업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소유주지분 기준)은 전년보다 2.5% 감소했지만 배당금 총액은 2조8287억원으로 1.6% 감소하는데 그치면서 배당성향이 올라갔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을 비롯한 4개 기업은 배당이 순이익보다 많았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순이익으로 3144억원을 냈지만 6550억원을 배당하며 배당성향이 208.3%에 달했다. 오비맥주(160%), 볼보그룹코리아(127.2%), 도레이첨단소재(110.7%) 등도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을 했다. 이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100%), 한국토요타자동차(100%), 유한킴벌리(99.9%), 노벨리스코리아(96.8%), 동서석유화학(93.7%), 한국무라타전자(87.4%) 순이었다.
외국계 기업의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5%로 전년과 변동이 없었다. 국내 기업의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0.1%로 외국계 기업의 두배였다. 에쓰오일이 194억원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라이나생명보험이 122억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111억원을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