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거래량 급증, 서울 전년 대비 56% 증가
매입시 LTV 70%, 아파트 대출규제 피해 수요 몰려
“낮은 환금성·수익률 하락·세부담 증가 등 변수 많아 ”
정부의 규제와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오피스텔이 인기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대출 규제로부터 자유롭고 소액 투자로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어 아파트의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청약 문턱이 높아진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을 통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3040세대도 몰리는 분위기다. 다만 오피스텔은 낮은 환금성·수익률 하락·세부담 증가 등 변수도 많은 만큼 투자 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오피스텔 매입 시 LTV 70%·청약자격 유지···소액 투자로 월세 수익 기대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은 1만8409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7% 늘었다. 서울은 지난해보다 56% 증가한 6302건을 기록했다. 지방도 오피스텔 거래가 늘고 있는 추세다. 지방 5대 광역시(부산·대전·대구·울산·광주) 오피스텔은 5~7월 거래량이 20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81건)보다 27% 증가했다. 청약 시장도 활발하다. 상반기 한국감정원 청약홈에서 청약을 받은 전국 오피스텔 중 약 60%가 기간 내 청약이 마감됐다.
오피스텔 거래의 급증은 아파트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청약 문턱이 높아진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풀이된다.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약 20%~40%지만 오피스텔은 70%까지 가능하다. 또 주거용으로 살더라도 건축법상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무주택자로 간주돼 아파트 청약자격이 그대로 유지된다. 자금조달계획서도 필요 없다. 아울러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은행 이자보다 높은 월세 수익도 얻을 수 있다. 오피스텔은 세입자 대부분이 월세로 입주한다.
◇주거용 오피스텔, 취득세 부담 늘 수도···“공급 증가·수익률 하락···시세차익 보기 힘들어”
장점이 많은 만큼 고려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지방세법이 개정되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은 취득세 계산의 바탕이 되는 주택 수에 포함된다. 그동안 주거용 오피스텔은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할 때는 주택 수에 포함이 되고, 취득세를 계산할 때는 포함되지 않았다. 앞으로는 무주택자가 오피스텔 1채를 사서 주거용으로 신고한 뒤 아파트 1채를 추가 매입할 경우 2주택자에 해당하는 취득세를 내야 한다. 최근 세법 개정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 취득 시 취득세율은 기존 1~3%에서 8%로 크게 올랐다. 주거용 오피스텔을 임대로 돌릴 경우 취득세 감면을 받을 수도 있지만 세입자를 찾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오피스텔은 서울 도심과 인기 있는 신도시 역세권을 제외하면 공실 위험이 높은 편이다. 일반적인 사무용 오피스텔은 세입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사무실 트렌드가 공유오피스로 옮겨가면서 예전만큼 오피스텔 임대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피스 공급도 크게 늘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전국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역대급’ 수준인 4만8146실에 달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3만3910실이 입주했다. 올 하반기 역시 4만127실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공급이 증가하면서 수익률도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평균 7% 전후였고 도심이 아닌 지역은 10%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현재 수익률은 서울 도심은 3% 전후, 도심이 아닌 지역은 5% 전후다. 아파트 시세 상승으로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상승했지만 월세가 고정돼 있다는 점도 수익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감가상각이 상대적으로 큰 수익형 부동산이기 때문에 역세권 등 일부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시세차익을 얻기 어려운 상품”이라며 “또 주택과 달리 재건축이 어려워 미래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고 아파트처럼 거래가 원활하지 않아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수익률이 높다는 광고에 혹해 투자에 나선다면 예상치 변수에 낭패를 볼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