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5년 만에 부산 도시정비사업 복귀
삼호가든 재건축 사업장서 물밑 작업 한창
동래럭키 통해 부산 래미안 주거 밸트 기대
5년 만의 정비 사업 복귀전에서 반포를 접수한 삼성물산이 다음 행선지를 부산으로 정한 모습이다. 부산 알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 삼성물산이 부산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14년 동래구 온천4구역 재개발 사업 이후 5년 만이다. 삼성물산은 수익성·상징성이 우수하거나 기존에 브랜드 ‘래미안’이 강세를 보였던 지역에서 본격적인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해운대구 우동1구역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인 삼호가든에서 물밑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삼호가든은 재건축이 완료되면 최고 29층, 13개 동, 1476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로 탄생한다. 공사비는 1080억원 수준이다. 공사 규모는 크지 않지만 부산 도시정비사업시장에서 상징성이 큰 곳으로 평가받으며 많은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단지다.
삼호가든이 위치한 우동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센텀시티와 마린시티가 조성된 이후 부산에서 센텀시티 권역으로 불리며 최고의 부촌으로 자리 잡은 지역이다. 삼호가든은 부산 지하철 2호선 센텀시티역과 인접해 있고, 초등학교를 품고 있어 센텀시티 권역 내에서도 노른자 땅으로 꼽힌다. 인근에 정비 사업이 추진될 단지가 당분간 없다는 점도 이곳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삼호가든은 최근 부산시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하반기 내로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물산이 부산 도시정비사업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건 5년 만이다. 지난 2014년 동래구 온천4구역 재개발 사업을 단독 수주한 이후 시공사 입찰이나 현장 설명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부산에 남은 수주물량도 온천4구역과 거제2구역이 전부다. 두 곳 모두 하반기 분양을 앞뒀다.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부산에서 상징성이 큰 삼호가든의 시공권을 따내고 다음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의 다음 행선지로는 동래구 온천동에 위치한 동래럭키가 거론된다. 1536가구 대규모 단지인 동래럭키는 ‘트리플 역세권’(부산 지하철 1·4호선 동래역, 3·4호선 미남역, 1호선 명륜역)으로 해변가 정비 사업장을 제외한 내륙 쪽에서는 최고의 입지로 평가받는다. 이 일대에선 그동안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강세를 나타내 왔다. 동래럭키 바로 옆 블록에는 3854가구 규모의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온천2구역 재개발)가 내년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온천장 래미안’(온천4구역 재개발·4388가구)과 ‘레이카운티’(거제2구역 재개발·4470가구·하반기 분양), ‘래미안 어반파크’(연지2구역 재개발·2616가구·2022년 9월 준공) 등 단독·컨소시엄으로 수주를 따냈던 사업장들이 나란히 위치했다. 동래럭키까지 따내면 래미안 주거밸트가 완성되는 셈이다.
업계에선 수익성·상징성이 우수하거나, 기존 래미안 텃밭인 지역을 중심으로 수주에 나설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앞서 서울 수주전과 비슷한 행보다.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 래미안 텃밭이라 불리던 반포에서 신반포15차·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잇따라 따냈다. 강남권 알짜 단지 두 곳을 수주하면서 반포 일대에 공고한 래미안 밸트를 형성하게 됐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동래럭키의 경우 삼성물산이 래미안 주거 밸트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입지에 위치했기 때문에 삼성물산이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호가든은 최고의 부촌에 위치해 상징성이 큰 만큼, 5년 만에 부산 도시정비시업시장에 복귀한 삼성물산 입장에선 다음 수주전의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