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론칭한 네이버 장보기, 대형 유통업체 등에 업고 쿠팡 로켓프레시와 정면 대결
오픈마켓형 네이버, 적립·타사 상품 및 가격 비교에 강점···상품 직매입하는 쿠팡, 배송·CS·상품 개발 등에 유리

네이버 장보기와 쿠팡 로켓프레시. /사진=각 사 앱 화면 갈무리.
네이버 장보기와 쿠팡 로켓프레시. /사진=각 사 앱 화면 갈무리.

네이버가 홈플러스와 GS프레시, 현대백화점을 업고 ‘장보기’ 시장에 진출했다. 이커머스 1·2위 경쟁을 하는 네이버가 장보기 서비스에서 쿠팡과 정면 경쟁하게 된 것이다.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이 갖는 최대 강점인 접근성과 결제 편의성에 대형 유통업체의 상품력과 배송 서비스를 더해 쿠팡에 대적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네이버가 쿠팡 장보기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을까. 네이버 장보기에 맞설 쿠팡 장보기의 무기는 무엇일까. 언뜻 보기에 ‘같은 서비스’로 보이는 양사의 장보기 서비스는 그 속을 들여다보면 차이점이 분명하다. 양사의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네이버 장보기가 쿠팡 장보기, 즉 로켓프레시와 다른 첫 번째 지점은 바로 판매 방식이다. 쿠팡의 로켓프레시 제품은 쿠팡이 직매입해 판매하는 ‘쿠팡 물건’이라면, 네이버 장보기 제품들은 ‘네이버 물건’이 아니다. 쉽게 말해 홈플러스와 GS프레시, 현대백화점이 자사 물건을 네이버에서 판매하는 오픈마켓 형식이다. 이 때문에 쿠팡에서는 쿠팡이 진열해놓은 제품만 볼 수 있다면, 네이버에서는 여러 업체가 가져다 놓은 다양한 제품의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 네이버 포털 정체성의 강점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다만 네이버는 단순 플랫폼 제공자이기 때문에 가격이나 판매 상품 등을 직접 결정하지 않는다. 쿠팡은 자기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어떤 물건을 얼마에 판매할 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직접 상품을 제작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게 곰곰(gomgom) 등 PB(자체브랜드)상품이다. 네이버 장보기 상품은 홈플러스의 온라인몰에서도, GS프레시의 온라인몰에서도 살 수 있지만 쿠팡의 PB는 쿠팡에서만 살 수 있다. 고정 소비자층 확보가 가능하다. 배송과 CS도 쿠팡이 직접한다. 물론 네이버도 네이버가 직접 운영하는 ‘특가창고’ 카테고리가 있다. 다만 이곳에서는 채소·정육·수산 등 신선식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네이버 장보기는 쿠팡이 하는 건 일단 다 한다. 새벽배송은 GS프레시가, 당일배송은 GS프레시와 홈플러스가 맡는다. 서비스 내용은 물론 다르다. GS프레시의 새벽배송 서비스는 밤 10시 30분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달해준다. 쿠팡은 주문 마감 시간을 조금 더 늦췄다. 자정인 12시까지 주문하면 오전 7시까지 배송해준다. 홈플러스 당일배송의 경우에는 시간대별로 예약 마감이 있다. 서두르지 않으면 금세 예약이 다 차버려 원하는 시간에 배송을 받을 수 없다. 쿠팡은 오전 10시까지만 주문하면 당일 저녁 6시까지 배송해준다. 

배송 권역은 어떨까. 쿠팡은 전국에 뻗어있는 물류센터를 통해 전국 단위로 당일배송과 새벽배송을 모두 진행한다. 네이버 장보기의 경우, 당일배송은 홈플러스 점포가 있는 곳이라면 가능하다. 새벽배송을 진행하는 GS프레시의 경우에도 물류센터 및 GS프레시 전국 점포에서 진행한다. 즉 쿠팡과 네이버 모두 전국 단위 배송을 하는 셈이다. 

네이버 장보기의 장점으로는 네이버페이가 꼽힌다. 네이버페이는 비밀번호 6자리를 누르면 결제가 된다. 경쟁사 쿠팡에도 간편결제 서비스인 쿠페이가 있다. 쿠페이는 비밀번호를 누르지 않고 결제 버튼을 누르면 결제가 완료된다. 단, 네이버 장보기는 네이버페이 3% 적립이 된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이라면 4%를 적립할 수 있다. 쿠페이는 따로 적립이 없다. 계좌에서 바로 충전하는 쿠페이머니로 결제할 경우에만 1% 적립 혜택이 있다. ‘적립’이 중요한 소비자들은 네이버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접근성은 어떨까. 모바일로 네이버 장보기를 이용하려면 네이버 앱에 접속해, 왼쪽으로 화면을 넘겨, 네이버쇼핑에서 장보기 탭을 찾아야 한다. 즉 네이버쇼핑 자체의 접근성은 당연히 네이버가 인터넷의 관문 역할을하기때문에 기본 적으로 갖는 편의성이 있지만, 쇼핑에서 장보기를 찾아가는 추가 여정이 있다. 쿠팡의 경우, 앱에 접속하자마자 바로 로켓프레시 상품을 볼 수 있다. 직관적이다. 

쿠팡 로켓프레시는 쿠팡 유료 회원인 로켓와우회원만 이용할 수 있다. 회원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주문 장벽이 있는 것이다. 아울러 1만 5900원이라는 최소금액을 충족해야만 주문이 가능하다. 네이버 장보기는 네이버 회원이면 홈플러스, GS프레시 별도 회원가입 없이 주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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