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홈플러스·GS프레시몰 등 일부 유통업체 장보기 서비스 입점
유통업체, 네이버 통한 효과 기대···네이버, 온라인 쇼핑 이어 신선식품 유통 영향력 주목
네이버가 기존 운영하던 ‘동네시장 장보기’ 기능을 확대한다. 기존 전통시장 상품에 이어 백화점, 마트 식품관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유통업계는 네이버가 일반 쇼핑을 넘어 신선식품 시장도 빠르게 장악할지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쇼핑은 21일 현대백화점·홈플러스·GS프레시·농협 하나로마트 등과 제휴를 맺고 지난해부터 운영하던 ‘동네시장 장보기’를 ‘장보기 서비스’로 리뉴얼한다고 20일 밝혔다. 동네시장 장보기는 동네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신선 식재료와 반찬 등 먹거리를 온라인으로 주문해 2시간 내 배달하는 서비스다. 현재 서울·경기 및 경남 일부 지역을 포함한 전통 시장 32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우선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GS프레시 등은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입점한다. 네이버에 입점하는 유통업체들은 자체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네이버 장보기에서도 똑같이 판매하고, 자체 서비스 역시 동일하게 적용한다.
이를 통해 유통업체들은 네이버에 수수료를 내는 대신 네이버를 통한 온라인 고객 유입과 추가 매출, 자사몰 인지도 상승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자사몰에 따로 가입하지 않더라도 네이버 아이디만 있으면 바로 입점한 업체들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입점을 앞둔 홈플러스는 연간 160만명의 온라인 고객을 모으고, 10% 이상의 추가 매출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네이버와의 제휴로 안정적인 생필품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커머스 공세에 고전하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반등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 쇼핑 사업이 포함된 네이버의 비즈니스 플랫폼 부문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7772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 네이버가 론칭한 동네시장 장보기는 서울·경기 지역 28개 시장의 상인 33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는 동네시장 장보기 2분기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5배 증가했고, 6월 한 달간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배 늘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온라인 구매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네이버가 새롭게 선보이는 장보기 서비스로 식품 배송 사업을 본격화한 만큼, 네이버의 유통 강화 전략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시선도 많다. 또 네이버는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유통업계는 신선식품을 필두로 한 장보기 서비스가 기존 네이버 쇼핑과 달리 최저가 비교가 상대적으로 덜 활성화됐다는 점에서, 기존 유통업체를 위협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네이버 페이를 이용한 결제 편의성과 결제 금액의 3% 포인트 적립, 자사몰과 동일한 혜택 등을 통한 파급력은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를 지켜볼 계획”이라며 “코로나로 비대면 쇼핑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라 기업과 오픈마켓의 제휴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9일 비공개 전원회의를 열고 네이버의 독점력 전이에 대한 안건을 심의했다. 네이버는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을 검색할 때, 자사의 쇼핑사이트인 ‘네이버 스토어팜’ 또는 온라인 결제수단인 ‘네이버 페이’를 쓰는 판매자 제품을 눈에 더 잘 띄는 곳에 배치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심의 이후 업체 의견을 수렴한 뒤 한 달 내 최종 판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쇼핑 외에 부동산 중개정보,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 분야에서도 우월적 지위를 활용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단계를 밟고 있다. 공정위가 지배력 남용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네이버는 현재와 같은 정상적인 사업 활동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네이버가 포털 지배력을 남용했다고 판단할 경우 다양한 제재방안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