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로러 하이브리드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으나 계속 지연···8월 출시도 미정
하이브리드 지연에 판매 힘 빠져···7월 판매 402대로 트래버스에 1위 내줘

익스플로러. / 사진=포드코리아
익스플로러. / 사진=포드코리아

국내 수입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위 자리를 지켜오던 포드 익스플로러가 결국 쉐보레 트래버스에 자리를 내줬다. 포드 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익스플로러 자리가 위태로워지면서 포드코리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당초 익스플로러 하이브리드 모델을 올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출시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익스플로러 하이브리드 모델은 이달 말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확정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익스플로러 하이브리드 출시 지연에 대해 국내 인증 문제와 코로나19에 따른 포드 생산 문제가 겹쳤다고 보고 있다. 포드는 지난 3월부터 공장문을 닫았다가 5월부터 재가동을 시작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포드 공장 가동중단 비율은 82.8%로 전세계 자동차 기업 중 5번째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35.3%였다.

하이브리드 출시가 지연되면서 익스플로러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1~7월 익스플로러 판매는 3539대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신형 익스플로러가 작년 11월에 출시했고, 9년 만에 내놓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지난 7월에는 402대까지 판매량이 떨어지며 쉐보레 트래버스(427대)에 근소한 차이로 1위 자리를 뺏겼다.

익스플로러는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5000만~60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2017~2018년 2년 연속 수입 SUV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작년부터 트래버스를 비롯해 현대차 팰리세이드, GV80과 기아차 모하비 등 대형 SUV 경쟁모델이 늘어나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팰리세이드와 모하비, 트래버스의 경우 익스플로러보다 500만~1000만원가량 저렴한데다 성능에서는 오히려 앞서는 부분도 있어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또한 경쟁 모델들이 현대·기아차, 한국GM 브랜드 차량으로 서비스센터 숫자가 포드코리아보다 월등히 많아 서비스품질에서도 차이가 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국내 1000개가 넘는 서비스센터를 갖고 있으며 한국GM도 400여개의 공식 서비스센터를 갖췄다. 반면 포드코리아는 31곳 밖에 되지 않는다.

익스플로러는 출시 초기부터 악재에 휩쓸렸다. 판매 초기 후진제동보조기능을 탑재했다고 광고했으나, 뒤늦게 해당 기능이 빠진 것을 발견해 소비자들에게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 바 있다.

일각에선 회사 주력 모델인 익스플로러 부진에도 포드코리아가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자, 데이비드 제프리 신임 사장이 내부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제프리 사장은 지난 3월 포드코리아 사장에 취임한 이후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달에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익스플로러의 성공적인 런칭과 링컨브랜드가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자화자찬을 했다. 업계에선 제프리 사장 발언에 대해 한국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했듯 익스플로러 판매는 작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링컨브랜드는 지난 4~5월 코세어와 에비에이터 신형을 출시했음에도 판매량이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코세어는 5월 92대를 판매했으며 6월 39대, 7월 9대까지 판매가 감소했다. 에비에이터는 지난 달 21대 판매에 그치며 전월 대비 76% 감소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