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기업 야구단 코로나로 입장권 수익 줄어 울상
기업들 “직접적인 실적 떠나 야구팀이 주는 실질적 이익 상당”
코로나19로 제대로 관중을 받지 못하면서 프로야구 구단들의 걱정도 깊어가고 있다. 안 그래도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인데 입장권수입이 사실상 끊기며 적자폭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프로야구팀 운영의 경제성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기업들은 프로야구팀이 눈에 보이는 수익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입 모아 말한다.
13일 재계 및 프로야구 구단에 따르면 현재 KBO 프로야구팀들은 제대로 관중을 받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작년대비 약 50억원 정도 손해를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프로야구팀은 입장권판매, 중계권, 광고, 유니폼 등 머천다이즈 상품 판매로 수익을 낸다. 최근 몇 년 사이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입장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히 커졌다. 야구구단들에 따르면 절반엔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한 비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베어스, 기아타이거즈 등 인기구단들의 주말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만원관중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었다. 허나 코로나로 제한된 10%의 인원만 받게 되면서 그 타격을 그대로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매표수익은 홈팀과 원정팀이 72대 28의 비율로 나눈다. 예를 들어 두산베어스와 롯데자이언츠가 두산베어스의 홈구장인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했을 때 100만원의 매표수익이 발생했을 경우 두산베어스가 72만원, 롯데자이언츠가 28만원을 가져간다. 단 잠실을 공동으로 홈구장으로 쓰는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가 잠실에서 경기를 할 경우 50대 50 비율로 가져간다고 한다. 이는 예외 조항이다.
프로야구계에 따르면 잠실구장 기준 만원일 경우를 가정했을 때 약 3억원에서 3억5000만원 정도의 매표수익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럴 경우 두산이나 LG는 2억16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경기가 만원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단들로선 상당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무관중 여파는 단순히 매표수익의 절감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 구단 관계자는 “관중들이 없음으로 인해 유니폼 판매 등 머천다이즈 수익도 덩달아 줄고, 광고주들도 불만을 갖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프로야구단의 적자 문제는 오늘내일 이야기가 아니다. 운영상 비용 문제 때문에 전두환 정권 시절 프로야구가 출범할 때부터 야구단을 운영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기업들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허나 이는 과거의 이야기일 뿐,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야구팀 운영을 통해 기업들이 얻는 것들이 많아진 것이다. 야구팀을 보유한 기업관계자들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수익만 보고 야구팀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코로나19로 수익이 더욱 줄었지만 야구팀 운영은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야구팀을 보유한 한 4대 그룹의 관계자는 “프로야구팀을 운영함으로서 얻는 기업이미지 상승 효과, 소비자들의 로열티, 야구를 하는 시간을 오롯이 효과적인 기업홍보를 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등 부수적인 효과가 상당하다”며 “이젠 프로야구 인기가 많아져서 예전과 달리 기업들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진입장벽이 높은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한때 두산베어스가 매각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도 “야구팀 영업이익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직접적 영업이익이 없는데 왜 기업들이 운영을 하겠느냐. 도움이 되니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구단 입장에선 코로나19로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현 상황이 아쉽다. 또 다른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는 "중계권료 등 나머지 수익은 구단마다 다 비슷하고 중요한 부분은 매표수익"이라며 "모기업 입장에선 (수익을 내지 못해도) 긍정적 효과를 생각해줄 수 있지만, 구단 입장에선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건 분명하다"고 전했다.
한편 10%였던 프로야구 관중 허용선은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25%까지 확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