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킥고잉 이어 빔과 업무제휴
개인형 모빌리티 시장 고속 성장세···“시장잠재력 높아”
“축적된 데이터 부족···손해율 산정 어려워”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가 증가하면서 전용 보험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손보업계에는 최근 전동킥보드 관련 보험 상품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보험 사각지대로 불리던 분야인 만큼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관련 데이터가 부족해 상품 개발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전동킥보드 플랫폼 ‘빔(beam)’을 운영하는 빔모빌리티코리아와 지난 10일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B손보는 빔모빌리티코리아의 운영 과실이나 이용자 과실로 발생한 대인(對人) 사고와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자 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KB손보는 지난해 전동킥보드 서비스 ‘킥고잉’을 운영하는 올룰로와 제휴를 맺고 보험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전동킥보드 보험에 대한 필요성은 정부 차원에서 꾸준히 논의돼 왔다.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는 교통안전공단, 퍼스널 모빌리티(PM, 개인형 이동수단) 업체, 손해보험협회, 보험사 등이 참여하는 킥오프 회의 성격의 간담회를 갖고 킥보드 대여 사업 의무 보험과 관련해서 업계 관계자들과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동킥보드 시장은 매년 증가세인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 2016년에는 전동킥보드를 비롯한 개인형 이동수단의 시장규모가 6만대에 그쳤으나 2022년에는 20만대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의 성장세만큼 개인형 이동수단으로 인한 교통사고도 급증하는 추세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117건이던 사고 건수는 2018년 225건, 2019년 447건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손보사들은 지난해부터 상품 개발과 관련한 업무제휴와 활발하게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DB손해보험은 ‘고고씽’ 서비스사인 매스아시아와 손을 잡고 보험상품을 내놨으며,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모빌리티 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바이크와 보험상품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B손보 관계자는 “공유킥보드 이용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전동킥보드 업체들의 보험 계약 필요성도 커졌고 보험사도 이 시장이 잠재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당국에서도 전동킥보드 의무보험화 입법 논의가 진행되면서 보험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업력이 길지 않은 만큼 관련 데이터가 부족해 상품 개발이 쉽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축적된 위험률 데이터가 적어 손해율 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아 손해율 산정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1년간의 경험 통계치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상품 개발과 요율 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데이터가 더 축적될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