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댐 통보 없이 방류하면 미리 대응할 수 없어···2000년엔 6명 사망
일반 주민들이 피해보는 것 알면서 하는 행위인 만큼 비난 불가피

6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변에서 주민들이 불어난 물에 침수된 식당과 상점들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6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변에서 주민들이 불어난 물에 침수된 식당과 상점들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곳곳에서 비피해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특히 강원도 철원은 마을들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대피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옆 연천군도 임진강 군남댐 수위가 상승해 잠도 못자고 뜬눈으로 밤을 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연천군 홍수위험과 관련해 북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폭우가 내릴 때 임진강 수위는 북한 황강댐 개방의 영향을 크게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임진강은 북한에서 남한으로 이어지는 강으로 북에서 남으로 흐릅니다. 사람들에겐 국경이 있지만 물은 국경이 없습니다. 북에서 폭우가 내리면 거침없이 남한으로 흘러들 수밖에 없는 것이죠.

임진강은 특히 상당 구간이 ‘급류’라고 합니다. 임진강 군남댐 수위가 위험수준으로 올라갔는데요. 일각에선 폭우 때문이냐 황강댐 방류 때문이냐 분석을 하려 하는데 당연히 둘 다 영향이 있는 것이지, 그걸 이분법적으로 굳이 분석을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황강댐을 방류한 것 자체가 잘못일까요?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도 방류하지 않고 더 놔두면 안 되는 위험 수위가 됐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습니다. 그럴거면 댐을 만들 이유도 없었겠죠.

문제는 황강댐에서 물을 방류할 때 우리 측에 아무 통보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겁니다. 협의할 것도 없이 그냥 통보라도 해주라는 것이고, 통보하는데 무슨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그걸 안 해주니 비판이 나오는 것입니다. 통보라도 해주면 뭔가 남쪽에서도 적어도 그에 맞게 대응은 할 수 있으니까요.

정부여당에서도 이 같은 북한 행동에 대해 “유감이다”, “속 좁은 행동이다”, “아쉽다” 등의 지적이 나오는 까닭입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은 예전부터 있어왔고 2000년엔 이 때문에 우리국민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선 통보를 받기 위해 관계를 더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황강댐 문제를 관계 개선하지 않은 우리 정부 잘못으로 치부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황강댐을 통보 없이 방류하면 그 피해를 보는 것은 연천군 등 임진강 유역에 사는 일반 국민들입니다. 북한도 물론 이를 알고 있습니다. 국가 간 관계가 어떻든 일반 국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비판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일단 우리 정부는 북한에 1000만달러, 우리돈으로 약 12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도 코로나19 및 경제위기로 여유가 없는데 인도적 노력을 기울인 것인 만큼, 이에 화답해 황강댐 방류 통보 문제도 좀 해결이 돼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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