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중 소재 관련 기업 비중있게 담아
시장 상황따라 헬스케어 업종에도 투자
소부장 기업 투자 비중 낮다는 지적도
국내 자산운용업계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바람을 일으킨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필승코리아’ 펀드가 출시 1년 만에 5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코스피 대형주뿐만 아니라 바이오 종목도 골고루 담으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한 점이 성과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당초 강조했던 소부장 기업 투자 비중이 낮다는 부분은 아쉬운 점으로 평가된다.
6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NH-Amundi 필승 코리아 증권투자신탁[주식]’은 출시일인 지난해 8월 14일 이후 50.94%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18.7%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일본의 무역보복에 따라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소부장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는 콘셉트로 시장에 나왔다. 특히 보수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금으로 조성해 소부장 분야의 산업특성화 대학 장학금이나 연구소에 지원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러한 이유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 펀드에 가입했고 이후 정부·여당 지도부, 지자체 단체장 등도 동참하면서 큰 홍보 효과를 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소부장 중에서도 소재 기업에 비중있게 투자했다. 반도체 소재 기업인 에스앤에스텍과 동진쎄미켐은 필승코리아 펀드가 그동안 발표한 운용보고서에서 보유 상위 10개 종목 안에 계속해서 포함됐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주인 덕산네오룩스, 인쇄회로기판(PCB) 화학소재 업체인 와이엠티, 반도체 소재 기업 SK머티리얼즈도 펀드 보유 상위 종목에 이름을 여러번 올렸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소부장 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섹터의 기업들도 골고루 담았다. 삼성전자는 펀드 출시 이후 현재까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관련주로 꼽히는 NAVER와 카카오도 펀드가 주로 투자했던 종목이었다. 이밖에 지난 5월 자산운용 보고서에는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2.84%)가 펀드 보유 자산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11월 운용 보고서에는 주류회사인 하이트진로(3.22%)가 펀드 보유 비중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시장 상황에 맞춰 헬스케어 업종에도 투자하는 모습도 보였다. 필승코리아펀드는 지난 5월 운용보고서에서 주식 시장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경기침체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낼 수 있는 헬스케어 업종에 대해서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부장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다. 헬스케어 업종은 지난 5월 이후 상승세를 보였는데 펀드 수익률에도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일각에선 소부장을 내세운 펀드라고 하기엔 소부장의 비중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말 기준 펀드 내 소부장 기업의 비중은 41% 수준이다.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47%였는데 최근 주가 상승으로 인한 차익실현 등으로 비중이 낮아졌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리스크를 낮추고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소부장을 내세워 마케팅한 펀드라는 점에서는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당초 필승코리아 펀드의 투자 범위를 소부장만으로 한정해서 설정하지 않았고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최대한 소부장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 펀드의 투자 설명서에는 소부장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도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를 설정했을 때 전략은 소부장 기업에만 투자하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도 함께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었다”며 “국내 증시에서 소부장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수준인 상황이어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소부장 기업에 최대한 비중있게 투자하고 있다. 현재도 펀드 투자 기업의 절반이 소부장 기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