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소셜미디어 통해 계획되고 정제되지 않은 내용들 직접 알려 주목받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좌)과 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 두 번째). / 사진=정용진 인스타그램, 롯데지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 회장. / 사진=정용진 인스타그램, 롯데지주

최근 들어 재계에선 대기업 오너들의 틀을 깬 행보가 이슈가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슈가 되는 인물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형식과 내용 모든 면에서 기존 회장님들의 행보와 차별점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롯데 시그니엘 부산호텔, 현대백화점 판교점, 이마트 월계점 등 유통현장을 연달아 방문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 특히 경쟁사들의 영업점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신세계 백화점 오너일가가 현대백화점 쇼핑을 즐겼다는 사실만으로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사실 재벌 총수들의 틀을 깬 행보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의 사내방송으로 ‘라면먹방’을 해 관심을 모았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사업장들을 방문하며 잠행경영을 펼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주말 방문 일정들은 비공식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에서도 특히 정 부회장의 현장행보가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알리는 방식과 내용에 있어 차별점을 갖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의 행보는 주로 인스타그램 등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저히 개인적으로 올리는 것이어서 언제 어떤 내용이 올라올지 회사에서도 알 수 없다고 한다. 회사가 아닌 오너가 직접 알리는 근황인 것이다. 정제되지 않은 정보를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정치인의 경우를 대입해 보면 계획대로 전통시장을 방문해 사진 찍어서 알리는 방식이 아닌, 본인이 직접 일상을 올리는 식이다. 인위적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방식은 최근 들어선 오히려 대중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올리는 내용도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내용들을 보면 실제로 경영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듯한 내용이 많다. ‘어디 가서 뭘 먹었는데 맛있다’ 등 일상적인 내용이다. 수행원 없이 자제들과 손잡고 쇼핑을 하거나 본인이 음식을 먹는 사진을 주로 올린다. 그렇게 하기 때문에 오히려 대중들에게 거부감을 주지않고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한다는 한 직장인은 “무언가를 올릴 때 그냥 본인 일상을 올리는 점이 재미있고 그래서 신뢰도 가고 다음엔 뭐가 올라올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 활용과 관련해선 다른 오너들의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라는 점이 정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소셜미디어와 트렌드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억지로 흉내내기도 힘든 부분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정용진 부회장은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데, 이는 다른 오너들과 세대 차이가 엿보이는 부분”이라며 “기업 이미지 등과 관련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정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회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올리는 내용들이지만, B2C 기업 특성상 회사와 관련한 이미지 제고 및 홍보 등과 관련 상당히 긍정적 효과를 받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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