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기준 4대 보험사에 약 3000건 피해 접수···2011년 폭우 당시 손해율 4%p↑
3월 원수보험료 기준 AXA손보, 車보험 비중 83%···하나손보, 62%로 2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개선흐름을 보였던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최근 폭우로 인해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낮아진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던 손보사들의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보험이 영업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AXA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옛 더케이손해보험)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4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까지 이어지고 있는 장마로 인해 자동차 침수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9일부터 지난 3일 오전 9시까지 국내 4대 보험사(삼성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현대해상)에 접수된 차량 피해 건수는 3041건으로 집계됐으며 총 피해액은 355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기상청 예보 상 장마는 내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피해건수와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폭우에 따른 차량 피해는 보험사의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31일 중 19.4일 동안 비가 내렸던 지난 2011년 7월 당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4%포인트 가량 오른 바 있다. 7월 26~28일 폭우 기간 동안에만 5839건의 침수사고가 접수됐으며 피해보상액은 약 400억원 규모였다.
올해 7월 역시 31일 중 18.8일동안 비가 왔다는 점, 향후 추가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에 못지 않은 손해율 상승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율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손보사들의 손실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보험 가입자들의 외부 이동이 줄어들어 그에 따른 반사이익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1월 85.68%에 달했던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경과손해율(책임)은 2월 81.23%로 급락했으며 4월에는 78.25%까지 떨어졌다. 5월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44%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고 화학공장 대형화재사고 등 일회성 요인이 발생한 삼성화재를 제외한 한화손보, DB손보,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1분기에 지난해 대비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반대로 코로나19 반사효과가 끝나고 장마철 악재가 반영될 경우 손보사들의 실적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높은 AXA손보와 하나손보가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기준 AXA손보의 총 원수보험료는 2054억원으로 이중 자동차보험이 83.19%(1708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하나손보의 경우 1415억원의 원수보험료 중 880억원(62.17%)이 자동차보험에 해당한다. 하나손보 다음으로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높은 삼성화재는 비율이 28.75%에 불과하며 손보사 평균 자동차 보험 비중도 21.1% 수준이다.
AXA손보는 지난해 1분기 27억원 당기순손실에서 올해 1분기 5억원 당기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서 성공했으며 하나손보는 같은 기간 18억원에서 9억원으로 순손실을 줄인 바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재택근무 축소 등으로 자동차보험에 있어 코로나19 효과는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여진다”며 “손해율이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까지 겹쳤기 때문에 상승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여름 휴가철 기간에 국내 이동이 늘어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의 경우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