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아시아나 국유화 등 모든 가능성 감안”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될 경우 국유화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기존 계획대로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하는 것을 최우선한다는 입장이나, 국유화 등 플랜B도 염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아시아나 국유화 방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다 감안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리 섣부르게 이쪽으로 간다, 저쪽으로 간다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작년 HDC현산은 아시아나 인수계약을 체결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산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거래 종결이 미뤄지고 있다.

지난 26일 HDC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에 재실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 종결 선행조건이 충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현산의 재실사 요구와 관련해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거래 취소를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현산의 요구대로 다음달 중순부터 12주동안 재실사에 들어가면 구주 매각 대금으로 그룹 재건에 나서야 하는 금호산업이나,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아시아나 모두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재실사 이후 현산이 아시아나를 인수한다면 문제가 없으나, 재실사 과정에서 코로나 이후 악화된 재무상황과 인수대금 인하 등을 이유로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현산의 재실사 요구는 계약 무산시 예상되는 2500억원 상당의 계약금 반환 소송을 대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현산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되고 국유화될 경우 정부는 구조조정을 거쳐 부실 자산을 정리하고 공적 자금을 투입해 새 인수자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산은은 현산이 노딜을 선언하기 전까지는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현산의 아시아나 거래 종료 기한은 지난 6월 27일까지였으나, 러시아 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지며 6개월 뒤인 12월 28일까지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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