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마진거래 전격 중단·라임펀드 선지급 결정 등 개인투자자 ‘잡음’ 원천 제거
KB증권, KB금융지주 실적 비중 상승···KB금융 비은행부문 성장 견인
KB증권이 FX마진거래(외환차익거래) 서비스를 중단하고 라임펀드 투자자들에게 선지급을 결정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평판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KB증권의 실적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KB증권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 KB증권, '평판리스크' 관리 나섰나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최근 전사 차원의 평판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증권은 FX마진거래를 중단하겠다고 20일 전격 공지했다. KB증권의 FX마진거래 서비스는 지난 2016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출범하기 전인 2010년부터 현대증권에서, 2011년부터는 KB투자증권에서 각각 시작됐다. 8월24일까지 FX마진거래용 신규계좌 개설을 중단하고 12월29일까지 기존 계좌 보유잔고를 청산, 서비스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FX마진거래는 환율 변동성에 베팅하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거래금액의 10%만 증거금으로 마련하면 최대 10배의 레버리지를 일으켜 거래할 수 있는 고위험·고수익 서비스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중·후반 가정주부들이 고평가된 엔화를 활용한 FX마진거래에 적극 나서면서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신조어도 생기기도 했다.
FX마진거래는 개인투자자들 이용 비중이 높아 증권사 입장에서 평판리스크가 높은 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FX마진거래 전체거래금액은 721억달러인데 이 가운데 법인과 증권사 계정을 제외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금액은 646억달러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최근 FX마진거래에 대해 집중점검 대상으로 선정하고 소비자경보 조치를 내리는 등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다. 최근 사설업체들이 증거금 10%보다 낮은 증거금 비율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사설로 운용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최근 불법 사설업체들이 난립하면서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FX마진거래 서비스 중단에 이어 KB증권은 23일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과 관련해 40%를 선지급하겠다는 보상안을 발표했다. 보상안에 따르면 KB증권은 환매중단된 '라임 AI스타 1.5Y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3호'에 가입한 개인 고객들에게 투자금의 40%를 다음달 지급할 예정이다. 해당펀드 환매중단 금액은 총 571억원가량이다. KB증권은 금융감독원에서 분쟁조정안을 내놓으면 추가금액을 정산할 예정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라임펀드 현금화와 청산 시점이 불분명하고 분쟁조정 등을 통한 절차도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을 고려해 선지급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 KB증권, KB금융 비은행부문 ‘효자’
KB증권은 실적 면에서 KB금융그룹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비은행 강화’라는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다.
KB증권은 올해 1분기에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등에서 대거 손실을 보며 1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151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순이익이 63%나 늘어난 수치다.
KB금융지주는 올해 2분기에 981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분기 KB금융지주 순이익에서 KB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4.4%로 전년 동기기준 8.4%보다 무려 6%p나 높아졌다.
상반기 실적에서도 KB금융그룹 주요계열사 가운데 KB증권의 이익성장률이 가장 좋은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에 KB국민카드는 1638억원, KB손해보험은 1440억원, KB증권은 12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성장률로 따지면 KB증권은 59.1%가 늘어났고 KB국민카드는 12.1%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은 13.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