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로 실적 내리막길 걸었던 미스터피자, 30년 만에 사모펀드에 매각···리스크 털고 재기 발판 마련 고심
중저가 브랜드 공세 및 냉동피자 시장 약진 등 경쟁 심화한 시장 변화는 고민거리
미스터피자의 주인이 30년 만에 바뀐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국내 사모펀드인 티알(TR)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되면서다. 2017년 영업이익 적자전환 한 이후 실적 내리막길을 걷던 미스터피자가 이번 기회로 도미노피자, 피자헛 등과 나란히 경쟁했던 2000년대 초반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P그룹은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외 5인이 보유하고 있는 MP그룹 주식 일부를 티알인베스트먼트 주식회사 외 1인에 양도하고 신규 유상증자를 받는 형식으로 경영권을 매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이로써 티알인베스트먼트는 MP그룹 지분 41.3%를 총 350억원에 인수하면서 1대 주주가 된다. 정우현 전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4.4%로 줄어들며 2대 주주가 된다.
◇ 오너리스크로 내리막길 걸었던 미스터피자
1990년 이대점 1호점을 오픈하며 시작한 미스터피자는 2000년대 들어 도미노피자, 피자헛 등과 경쟁하며 피자 프랜차이즈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그러다 2016년 불거진 정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갑질 사건에 이어 2017년 정 전 회장의 150억원 규모의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따른 구속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비자 불매운동이 거세지며 2016년 1512억원이었던 MP그룹 매출액은 이후 △2017년 1452억원 △2018년 1198억원 △2019년 1099억원으로 점차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2017년 17억원 △2018년 3억원 △2019년 24억원 등으로 계속됐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같은 기간 6억원에서 28억원으로 확대됐다.
가맹점 매출도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자료에 따르면, 미스터피자의 2019년 기준 235개(직영점 제외) 가맹점 면적(3.3㎡)당 평균매출액은 787만원이었다. 전년도인 2018년 819만원에 비해 4.0% 감소한 것이다.
경쟁사와의 격차도 벌어졌다. 2018년 기준으로 봐도 △도미노피자 2718만원 △피자헛 1888만원 △파파존스 1852만원 △피자마루 1526만원 △피자스쿨 1497만원 △오구쌀피자 1339만원 △미스터피자 819만원 등 미스터피자는 하위권에 위치했다.
◇ 피자판은 바뀌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창립 30주년 기념 신제품 '미스터트리오'를 선보이면서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3인을 모델로 발탁하는 등 실적 반전의 발판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여 기간의 침체를 만회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미스터피자가 한창 성장하던 2000년대 초반과는 시장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미스터피자와 비슷한 가격대의 피자를 판매하는 도미노피자, 피자헛 등 고가 브랜드뿐 아니라 중저가 브랜드들도 계속 생기면서 경쟁이 더 심화했다”면서 “로컬 맛집의 등장으로 프랜차이즈 업종 자체의 경쟁력이 이전보다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가맹점수만 들여다 봐도 미스터피자를 앞지르는 중저가 피자 브랜드가 대거 등장했다. 2018년 기준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수 1위는 피자마루로 615개였다. 이외에도 피자스쿨(576개), 오구피자(556개), 도미노피자(343개), 피자나라치킨공주(323개), 피자헛(319개), 피자스쿨(317개), 피자알볼로(271개) 등이 모두 미스터피자(259개)보다 더 많은 점포를 갖고 있었다.
대형 식품업체들도 간편식 냉동피자를 출시하고 있다는 것도 복병으로 작용한다. 식품업체 중 냉동 피자 시장에 먼저 뛰어든 오뚜기는 공교롭게도 미스터피자 실적이 하향세를 그리던 2016년 첫 제품을 출시했다. 이후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이 해당 시장에 가세하면서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냉동피자 시장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과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다”면서 “한쪽의 성장은 다른 한쪽의 영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