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 잠실 등에서 신고가 나오고 이후 인근 도곡, 신천으로 옮겨붙는 양상
이달 들어선 마용성 등 강북권까지 고가거래 속출
지난달 서울 강남권 요지에서 신고가 기록을 새로 쓴 단지가 속출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동에 있고 허가제 시행 직전인 지난달 22일 거래됐다는 점이다. 또 허가제 지역 내 신고가 행진은 바로 옆 동으로 옮겨 붙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 7·10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강력한 조세 인상이 예고돼 있어, 이들이 상투를 잡은 게 될지 상급지 쏠림현상의 시작점이 될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대치동 내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14㎡는 지난달 22일 41억7000만 원에 실거래 됐다. 같은 날 맞은편에 있는 미도2차 전용 126㎡는 29억 원에 손바뀜이 성사됐다. 두 단지 모두 이전 기록에 비해 가장 높은 값이다. 또 다른 허가제 지역인 잠실동에서도 이날 신고가 계약이 체결됐다. 트리지움 전용 84㎡가 21억 원에 매매가 이루어졌다. 허가제로 매수 조건이 보다 까다로워지기 전에 비싼 값임에도 불구하고 사자 분위기가 형성된 탓이다. 특히 이 같은 분위기는 정부의 6·17 대책 발표 이후 닷새 만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시장에서는 정부의 대책 무용론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특히 허가제 지역 신고가에 그치지 않고 인근 동으로 옮겨가며 확산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허가를 받으면서까지 집을 사는데 부담을 느낀 이들이 개발호재 수혜는 입으면서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옆 동으로 옮겨간 것이다. 지난달 말 들어서 대치동 옆 도곡동에서만 타워팰리스2차 전용 244㎡(48억 원), 삼성래미안 122㎡(25억5000만 원), 삼성래미안 84㎡(20억5000만 원), 도곡렉슬 59㎡(17억5000만 원), 경남아파트 59㎡(14억2000만 원) 등 신고가가 속출했다. 잠실동 옆 신천동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파크리오에서만 지난달 말 최고가 기록이 무려 네 건이나 나왔다. 파크리오는 잠실동이 허가제로 지정되면서 가장 큰 수혜단지로 꼽혔던 곳이기도 하다.
7월 들어선 강북권 분위기도 뜨거워졌다. 대표 인기 지역인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내 20여 곳 단지에서도 신고가가 이어졌다. 이달 초 마포구 공덕동 한화꿈에그린 113㎡은 13억3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최고가 보다 9000만원 오른 값이다. 용산구 한남동 효성빌리지 전용 84㎡도, 성동구 행당동 대림e편한세상 전용 84㎡도 앞선 최고가보다 5000만 원에서 약 1억 원 가까이 오른 가격에 매수가 성사되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결국 정부는 규제 지역 주변의 풍선 효과가 확인되자 정부가 실거래 조사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자금출처 등 증빙자료를 자세히 검토한 뒤 가벼운 위반사항은 과태료를 부과하고 탈세나 편법 증여 등이 드러날 경우 국세청과 경찰 등에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은 이 같은 거래양상이 부동산의 상투가 될지 똘똘한 한 채로 헤쳐모이는 현상의 시작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집값 안정화를 위한 연이은 규제와 맞서는 수요자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어서 한 치 앞도 전망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시장 과열이 극에 달했다가 7·10 대책 이후 다주택자와 법인의 매물이 나오며 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서울의 상급지는 되레 견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어 다주택자들은 하반기에 증여나 매도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서울 도심의 공급물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다주택자발(發) 매물로 시장이 안정될지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가격을 하락으로 이끌기에는 대기 중인 내 집 마련 실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