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00~500명으로 제한···오는 26일까지 서울점서 오프라인 재고 판매
온라인 재고 판매 당시 없던 제품도 판매···쇼핑 시간은 1인당 20분만 가능

신라면세점 서울점 오픈 시간 오전 10시 전부터 고객들이 면세 재고품을 구매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신라면세점 서울점 오픈 시간 오전 10시 전부터 고객들이 면세 재고품을 구매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관세청이 면세점 내 일부 공용 면적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롯데, 신라 등 주요 시내면세점에서도 ‘재고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면세업계는 명품의 폭발적인 인기를 활용해 온라인몰 홍보는 물론, 신규 고객 유치 등 일석이조 효과를 보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21일 오전 10시부터 오는 26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오프라인 면세품 재고 판매를 시작했다.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일반인 누구나 구매할 수 있고, 구매금액에 대한 제한도 없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명품 재고 판매는 온라인 재고 판매와 달리 ‘직접 보고 현장 수령’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명품 수요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입장을 대기하는 이들로 장사진을 치뤘다. 먼저 신라면세점 직원들은 서울점 입구에서 신라면세점의 멤버십 에스리워드(S.Rewards) 화면을 확인한 후 명품쇼핑 카드에 멤버십 번호를 적어 소비자들을 입장시켰다. 순차적으로 입장한다는 신라면세점의 사전 예고 때문인지, 앞서 샤넬 가격 인상 때와 같은 광란의 오픈런은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신라면세점은 하루 입장객을 400~500명 수준으로, 1회 입장은 최대 20명 쇼핑시간은 20분으로 제한했다. 행사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운영된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3층에 면세품 오프라인 재고 판매장을 마련했다. ‘반값 명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발길로 면세점 1~2층은 간간히 보이는 중국 대리구매상(代工·보따리상)들 외엔 텅 빈 모습을 연출한 것과 달리 3층 면세품 재고 현장은 명품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이들로 가득했다.

신라면세점 직원이 명품 쇼핑 카드를 배포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신라면세점 직원이 명품 쇼핑 카드를 배포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신라면세점은 대기 바닥에 1m 간격 표시를 부착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신라면세점은 대기 바닥에 1m 간격 표시를 부착했다. / 사진=한다원 기자

기자는 오전 10시 명품 쇼핑 카드를 받았고 45번째 손님이었다. 45번 카드를 받은 기자는 10시40분부터 11시까지가 쇼핑 기간이었다. 명품쇼핑 카드를 건넨 신라면세점 직원은 “10시30분까지 3층 매장 앞에서 대기해달라”면서 “쇼핑할 시간이 짧으니 남은 시간 동안 면세점을 구경하며 구매할 제품을 미리 생각해두라”고 말했다.

판매 브랜드는 보테가베네타, 로웨베, 지방시, 발리 등 명품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구찌, 생로랑, 발렌시아가, 디올 등의 선글라스 브랜드, 다니엘웰링턴, 세이코, 페라가모 등의 시계 브랜드다. 가격은 면세점 정상가 대비 최대 50% 할인된 수준이다.

면세품을 구매하러온 김아무개씨(32)는 “바자회에 온 기분이 든다”면서 “얼마나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전 10시40분, 기자가 쇼핑할 수 있는 시간에 다다르자 신라면세점 직원은 쇼핑객에게 비닐장갑을 나눠주며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직원들은 바닥에 부착된 ‘1m’ 스티커에 서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어 10분에 한 번씩 남은 시간을 알려주며 고객들의 쇼핑 시간을 준수함과 동시에 코로나 예방에도 각별히 주의하는 모습이었다.

소비자는 직접 현장을 둘러본 후 원하는 제품을 직원에게 말하면 직원이 명품쇼핑 카드에 해당 제품명과 바코드를 부착해 결제데스크에서 구매하면 된다.

신라면세점 면세 재고품 판매 현장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신라면세점 면세 재고품 판매 현장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신라면세점 면세 재고품 현장은 비공개지만, 롯데면세점과 비슷하게 운영된다. / 사진=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면세 재고품 현장은 비공개지만, 롯데면세점과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 / 사진=롯데면세점

이날 신라면세점에서 판매한 브랜드 제품은 앞서 온라인몰에서 진행한 제품과 비슷했지만 첫 선을 보이는 제품도 있었다.

한 브랜드 직원은 “온라인몰에서 판매하지 않았던 제품을 선보이고자 했다”면서 “직접 보고 현장에서 수령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오프라인 면세품을 판매한 첫 날이라 구체적인 매출, 판매량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앞서 진행한 롯데면세점의 실적을 미뤄보아 신라면세점 역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면세점은 신라보다 앞선 지난 17일부터 서울 명동본점 스타라운지 공간에서 재고 면세품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를 개시한 날을 기준으로 방문 사전예약률이 80%를 넘겼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는 다음달 16일까지 판매를 이어갈 계획인데, VIP 고객을 대상으로만 방문 사전예약을 받아 제한적으로 진행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26일까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코로나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안전하게 진행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신규 브랜드를 추가해 신라면세점 서울점과 신라트립 등 자체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재고상품 판매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 서울시내 면세점 내 오프라인 판매를 검토 중으로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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