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억원 매출 1000억원대로 추락…다시 성장세 맞아

블레스 언리쉬드 이미지. / 자료=네오위즈
블레스 언리쉬드 이미지. / 자료=네오위즈

국내 1세대 게임사 네오위즈가 최근 플랫폼 다변화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PC·모바일·콘솔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신규 게임을 출시하겠단 전략이다. 

네오위즈는 지난 2013년까지만해도 4N(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에 포함됐던 게임회사다. 주로 다른 개발사들의 게임을 퍼블리싱하면서 수익을 거뒀다. 당시 업계에서는 한창 잘나가던 게임사 4곳을 4N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후 게임시장이 모바일 위주로 재편되면서 네오위즈는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된다. 현재 네오위즈 자리는 넷마블이 차지했다. 지난 2012년 6000억원대 후반이었던 네오위즈 연매출은 2013년 4000억원, 2014년 2000억원대로 급격히 내려 앉았다. 2015년부터는 급기야 매출 1000억원대(1900억원)로 추락했다. 

네오위즈 실적 하락 배경에는 주요 퍼블리싱 게임들의 서비스 종료와 재계약에 따른 수익 악화가 꼽힌다. 네오위즈는 그간 다른 회사 게임을 유통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 왔다. 그러나 인기 게임이던 ‘피파온라인 2’가 2013년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중국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크로스파이어’도 같은해 재계약과정에서 기존 계약 내용이 변경되면서 수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된다. 2016년에는 크로스파이어와의 퍼블리싱도 완전히 종료했다.

여기에 2014년 2월 시행된 웹보드 게임 규제도 네오위즈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아울러 네오위즈가 7년간 70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자체 제작한 PC MMORPG ‘블레스’도 지난 2016년 출시됐지만 흥행에는 결국 실패했다. 결국 네오위즈 매출은 2017년 1740억원으로까지 떨어졌다.

오랜시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던 네오위즈는 웹보드게임의 꾸준한 매출 상승과 신규 모바일게임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2018년 매출 2155억원을 기록하는 등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모바일 웹보드 시장을 장악한 ‘피망 포커’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 모바일게임 ‘브라운더스트’ 등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오위즈는 지난해에도 매출 25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수치다. 스팀에 출시한 PC 리듬 게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V’가 흥행에 성공하고 모바일게임 ‘킹덤 오브 히어로’가 일본·대만 등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영향이다.

네오위즈는 최근 성장세를 발판삼아 올해부터 본격적인 플랫폼 다변화로 재기를 노린다. 네오위즈는 현재 PC·모바일·콘솔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로 신규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아울러 자체 개발 게임 비중도 2019년 기준 77%까지 늘렸다. 과거 퍼블리싱 위주 사업 구조에서 게임 개발사로 변신을 꾀한 셈이다.

올해 초 스팀을 통해 PC 패키지 게임 ‘메탈 유닛’과 ‘스컬’을 선보였으며 스컬의 경우 출시 한달 만에 판매량 10만장을 돌파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4월에는 PC 전략게임 ‘플레비퀘스트: 더 크루세이즈’를 스팀에 정식 출시했다. 플레비퀘스트: 더 크루세이즈는 십자군 시대에 동서양의 충돌을 배경으로 한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모바일게임에 있어서도 지난 1월 방치형 RPG ‘위드 히어로즈’ 출시를 시작으로 지난 2월에는 모바일 골프 게임 ‘골프 챌린지’를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기타 연주 음악과 함께 하는 감성 힐링 방치형 게임 ‘기타소녀’의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콘솔 게임도 선보였다. 블레스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콘솔 게임 ‘블레스 언리쉬드’가 지난 3월 엑스박스 원 버전으로 출시됐다. 오픈 월드를 모험하면서 협력 전략이 강조된 던전, 필드보스, 전장, PVP(이용자들 간 전투)등 풍부한 콘텐츠가 핵심 요소인 블레스 언리쉬드 콘솔 버전은 언리얼 4 엔진을 사용했으며, 4K UHD를 지원한다. 네오위즈는 내년 중 블레스 언리쉬드 PC버전도 출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네오위즈의 변화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퍼블리싱 중심에서 자체 개발 중심으로 바뀌면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가지게 됐단 평가다. 과거 퍼블리싱 위주 시절에는 퍼블리싱 계약 연장 여부에 따라 매출이 크게 휘청거렸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오랜 기간 부진을 겪다가 배틀그라운드로 한방에 재기에 성공한 것처럼, 네오위즈도 다양한 신규 게임 발굴을 통해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며 “특히 메탈 유닛과 스컬 처럼 인디 게임을 발굴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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