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협, 20일부터 카드대출상품 공시제도 개선
“금리경쟁 활성화···대출 문턱 높아질 수도”

카드사 대출금리 비교공시 개선안/자료=여신금융협회
카드사 대출금리 비교공시 개선안/자료=여신금융협회

카드 대출 금리의 비교 공시가 개선됨에 따라 앞으로는 협회 표준 공시등급별로 비할인, 할인, 최종금리가 각각 공시된다. 소비자들의 금리 비교를 용이하게 하고 금리할인 마케팅에 따라 신용등급별로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출 공시체계 개편으로 금리경쟁이 활성화됨에 따라 카드사들이 향후 대출 판매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의 대출상품에 대한 금리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비교공시제도를 강화한 새로운 공시 체계가 이날부터 적용된다. 이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카드사 대출 관행 개선방안’의 일환이다.

지금까지 카드사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신용대출 등 대출상품에 대해 매월 또는 분기별로 신용등급별 평균 대출 금리를 공시해왔다. 그러나 각종 프로모션 행사에 따라 할인이 반영된 평균 대출금리만 공시하고 있어 우대금리나 특판금리 등이 적용되지 않은 비할인 금리에 대한 정확한 금리 비교가 어려웠다.

이번 공시 개편에 따라 이날부터는 카드사별로 표준등급별 기준가격(비할인)·조정금리(할인)·운영가격(최종금리)을 각각 공시함으로써 금리산정내역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금리 비교가 수월해짐에 따라 카드업계의 대출 금리가 전반적으로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여신금융협회 측 설명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대출상품에 대한 카드사별 비교공시를 개선하면서 카드사 간 건전한 금리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 보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업계에서는 이번 공시 체계 개편에 따라 카드사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간 카드사들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기존 회원에게는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신규 회원에게는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마케팅을 진행해왔다. 그 과정에서 중·저신용자가 고신용자보다 대출 금리가 낮아지는 일이 왕왕 발생했다.

공시 개편은 이런 금리 역전 현상을 막겠다는 조치지만 금리 비교 확대로 카드사들의 금리경쟁이 활성화되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심사가 더 깐깐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리 공시체계가 개편되면 비교 체계가 명확해지니 카드사별로 타사 금리를 의식하는 등 금리경쟁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금리경쟁에 따라 전반적으로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리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드사 입장에선 금리를 낮추는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 심사를 더 깐깐하게 진행하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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