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임상1상 들어간 셀트리온 항체치료제···서정진 회장 “3000억원 개발비 들여 9월 상업생산·내년 상반기 개발 완료 목표”
“제조원가 낮춰 보급형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것···현재 생산능력으로는 연간 최대 600만명 투여 가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0일 긴급 온라인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항체치료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시사저널e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0일 긴급 온라인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항체치료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업체들이 많아진 가운데, 셀트리온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 1상에 돌입했다. 셀트리온은 3000억원을 투입해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빠르면 9월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셀트리온은 질병관리본부와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았다. 이 치료제 신약은 유전자 재조합 항체치료제다. 셀트리온은 충남대병원에서 건강한 사람 32명에게 CT-P59를 투여해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임상 1상 시험에 착수해 올해 3분기 내 완료할 계획이다.

20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혈장치료제보다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고 효능이 좋은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이라며 “글로벌 임상 1상과 2상을 통해 안정성과 효능이 검증되면 9월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치료제는 크게 기존 약물을 복제‧재창출해 만드는 ‘케미컬 의약품 치료제’와 기존 약물에서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에서 바이러스 중화 항체를 찾는 ‘항체치료제’로 나뉜다. 케미컬 의약품 치료제는 최근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에볼라치료제 ‘렘데시비르’가 대표적이다.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업체는 전세계 51개 정도다. 글로벌 상위 제약사 10개 업체는 모두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표=셀트리온
/ 표=셀트리온

서 회장은 “다른 업체들은 스타트업과 소규모 연구개발(R&D) 업체들의 기술특허를 사 협력 중이지만 셀트리온은 항체치료제를 자체 개발 중”이라며 “올해 3분기 안에 임상 1상을 완료한 뒤 후속 임상 절차를 밟고 내년 상반기에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임상 2상은 200~300명, 3상은 2000~3000명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코로나19 변이에 대해서도 “코로나바이러스 변이가 독감처럼 심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3만개 중 약 5786개 변이가 일어난 상태다.

서 회장은 “변이로 인해 치료제가 무력화되는 것을 많이 걱정하신다”며 “초기부터 새로운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를 개발하는 등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임상 2상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후 인천 송도 1공장에서 오는 9월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셀트리온 생산능력(KEPA)는 연간 최대 600만명에게 치료제 투여가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기존 제품 생산량 등을 고려해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CMO)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서 회장은 밝혔다.

서 회장은 "9월부터 10배치 정도 항체치료제를 생산하려고 한다. 10배치 정도는 위험을 참작하면서 생산해놔야 긴급사용 승인이 떨어지면 환자에게 투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치료제 가격에 대해서 서 회장은 ‘공익재’ 수준으로 치료제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렘데시비르를 미국 공공보험 가입자 기준 390달러(약 47만원)에, 민간보험 가입자의 겨우 520달러(약 63만원)으로 책정했다. GC녹십자는 항체 치료제가 아닌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개발 중인데, 이 치료제를 무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항체치료제 개발에 개발비 3000억원이 들어간다. 항체치료제 제조원가가 생각보다 싸지 않다”며 “가급적으로 제조원가를 낮춰서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어느 회사보다도 저렴하게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 회장은 올해 연말 회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 회장은 관련 질문이 나오자 “연말까지 치료제 개발을 지휘하고 연말이 지나면 후배들이 (치료제 개발을) 지휘할거다”라며 “사퇴한다해도 치료제 개발에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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