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로 디지털 신산업 먹거리 찾아야"
"이제는 '타깃' 명확한 정책해야"
‘경제 읽어주는 남자’로 알려진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경제위기가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진단했다. 하반기에는 각 나라에서 리쇼어링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실장은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오마이스쿨 대표강사로도 활동하며 후학양성 및 경제의 대중화에 기여해 오고 있다. 김 연구실장은 지난 2018년 ‘경제 읽어주는 남자’라는 책을 통해 어려운 경제를 쉽게 풀어내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다.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가 열린 직후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김 연구실장을 만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Q 코로나19로 인한 현재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A 사상 초유의 일이다. 대부분 국민들의 인생에도 처음 겪어보는 충격이다.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더 낮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 경험하는 마이너스 경제 충격이다. 세계 경제가 굉장히 안 좋게 굴러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도 경제 충격수준은 상당하다. 그래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역주기 정책을 펴고 있다. 움푹 패인만큼 경기부양책으로 상쇄시키는 노력을 말하는데 민간투자가 줄어드니 정부 지출을 많이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중심이 돼서 인프라 투자 등을 이끌면서 마이너스 폭 만큼을 상쇄시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상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한 적이 없다. 그만큼 고강도 노력을 하고 있는 셈이다.
Q 왜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가.
A 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는 한 분야가 고장이 났다. IMF 외환위기는 외환시스템의 붕괴로 외환시장을 복구시키면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됐다. 단기간 안에 회복될 여지가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주를 중심으로 한 금융시장의 붕괴였는데 상대적으로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아서 그때 한국 경제는 플러스 성장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금융시장의 붕괴가 아니라 실물경제의 붕괴다. 특정 시스템의 붕괴는 그 부분만 고치면 되지만 코로나19의 충격은 ‘대봉쇄’로 요악할 수 있기 때문에 복구하려고 해도 복구가 쉽지 않다. 가게 문을 열지 못하는 환경 때문에 경제활동이 제자리로 돌아오기 어렵다. 이 충격이 얼마만큼 진전될지도 미지수다.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불확실성 덩어리다. 신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없게 되면서 경제 회복이 더 더딘 상황이다.
Q 한국판 뉴딜이 대안이 될까.
A 많은 기업들이 하반기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 기존 사업은 어려우니까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찾으려고 한다. 외부 특강을 나가다보면 많은 기업들로부터 한국판 뉴딜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 기업들이 정책 지원을 활용해서 정부의 정책 방향성과 함께 박자를 맞춰나가면서 돌파구 마련하고자 한다. 한국판 뉴딜로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추진되면서 일자리 창출되고 민간기업들의 여러 투자가 이어진다면 경제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한국판 뉴딜 정책을 분석해 달라.
A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존 주력산업으로는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유망 산업을 찾아야 하는데 그 대상이 바로 디지털 산업이다.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 연 평균 6%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현재 디지털 산업 분야에서 DNA(빅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을 강조하고 있는데 글로벌 선도 기업을 봐도 대부분 디지털 기업들이 많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으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데 비대면 산업으로 전환되면서 언택트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이를 본격적으로 육성하려는 것이다.
Q 한국판 뉴딜에 대한 평가는.
A 긍정적이다. 코로나19에 충격이 있고 나면 대규모 투자를 진작시켜서 경제 충격으로 벗어나는 노력이 강구돼야 한다. 발 빠르게 경제 충격 벗어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는데 너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을 위해서 재정정책을 단행하다보니 향후에 재원마련에 대한 고민이 계속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세제 조정이라든가 이런 것을 통해서 세입을 늘려나가기 위한 정책을 가동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재정을 이만큼 지출해서 세입을 줄여서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계획 자체가 엄청나게 많은 재정을 필요로 한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19 충격으로 벗어나는데 집중해야 하지만 향후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마이너스 재정을 계속 운영하다면 동원할 수 있는 재정 부족할 수 있다. 지금부터는 피해가 집중된 산업 중심으로 피해를 복구할 수 있도록 하는 타깃이 명확한 정책이 필요하다.
Q 올 하반기 경제는 어떻게 전망하나.
A 주요한 경제 이슈를 하나만 꼽는다면 단연 리쇼어링 전쟁이다. 여러 나라들이 이동하고 있는 기업들을 본국으로 회귀시키려는 전쟁이 펼쳐질 거다. 우리나라도 관련 지원책들이 3차 추경안에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적극적으로 유인책을 마련할 건데 그런 정책과 정책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세계 여러 홍콩 현지 법인들이 이탈을 많이 시도할 거다. 그런 기업들은 다른 지역으로 갈 텐데 그 대상 지역이 우리나라가 될 것이냐 다른 나라가 될 것이냐 하는 리쇼어링 전쟁이 펼쳐질 거다. 또 한 가지는 미중 무역 분쟁이다.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했던 기업들 역시 이동하기 시작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은 중국이 아닌 다른 아시아 신흥국으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