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유행 4요소가 겨울에 적합”···재유행 가능성 높게 관측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로 심각치 않을 것” 이견도···유보적 관측도 제기

서울대병원이 환자를 포함한 전체 출입객에 개인 신상 정보가 담긴 'QR코드' 발급과 제시를 의무화했다.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대병원이 환자를 포함한 전체 출입객에 개인 신상 정보가 담긴 'QR코드' 발급과 제시를 의무화했다.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된 지 6개월이 경과됐다. 국민 일부가 우려하는 가을이나 겨울 재유행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도 엇갈린 관측을 내놓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4명, 해외유입 사례는 22명이 확인돼 전날 대비 신규 확진자가 26명으로 집계됐다. 이날은 지난 1월 20일 중국 우한시 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를 확인한지 6개월이 경과된 시점이다. 

지난 6개월 동안 코로나19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만3771명이다. 이중 해외유입 사례는 2067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확진자의 91.3%인 1만2572명이 격리해제 됐다. 현재는 903명이 격리 중이다. 누적 사망자는 296명이다. 치명률은 2.15%다.  

현재 국민들 관심은 오는 가을이나 겨울로 예상되는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 일부 감염병 전문가는 대유행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실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을이나 겨울 코로나19 재유행이 예상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바이러스 특성과 연관돼있다”며 “무증상환자가 30%가량 되고, 전파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겨울에는 추우니까 실내에 사람들이 모이고 환기도 안 되는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며 “이른바 바이러스와 사람, 환경, 방역 등 유행의 4요소가 겨울에 적합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8월 한 달은 정부나 국민들이 대유행을 대비하는 기간으로 해야 한다”면서 “구체적으로 병원이나 의료진, 보호장구, 의약품, 코로나19 지역진료전달체계 등 시스템을 이 기간 동안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활동기간을 2년이라고 가정했을 때 지난 6개월은 탐색전이나 전초전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초기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선방했으며, 현재 경각심을 놓을 시점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보건산업대학원장(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지금도 사실상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도 가을 이후 폭발적으로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으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 원장은 “6개월 동안 한국이 코로나19에 대처한 방식은 전 세계의 모범이 됐다”며 “국민들은 위험시설과 위험행동을 구분하고, 마스크 등 기본적 개인위생수칙 준수를 필수로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대유행 가능성의 비중을 낮게 봤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르면 올 연말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면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가을이나 겨울에는 재유행이 심각하게 오지 않으며, 올 초반보다 괜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천 교수는 “지난 6개월 간 감염병과 대처방법 등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고, 초기 국민들의 불안정성이 최근에는 많이 줄어들었다”라며 “아직도 여행지에는 사람들이 많고 식당에서도 대화량이 많은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해외입국자에게 최대한 막을 부분을 막아야 하며, 특히 미국과 브라질, 인도발 입국자에는 신경을 써야 한다”며 “입국 제한 나라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기수 고려대 의과대학 환경의학연구소 교수는 “가을이나 겨울에 코로나19 재유행이 올지 안 올지는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우리가) 열심히 하면 재유행은 안 올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일각에서는 마치 가을이나 겨울에 코로나19 재유행이 오는 것이 정답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현재 주어진 조건에서 재유행의 파고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대유행 가능성에 대한 유보적 시각을 보인 전문가도 있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을 이후 재유행 가능성에 대해 예측이 어렵고, (개인적으로) 반반으로 본다”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듯이 향후 큰 유행이 올 수도 있지만, 잘 대응하고 관리가 잘 되면 유행이 없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엄 교수는 “국내 최초 환자 유입 후 6개월간 부침도 있었지만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가 방역을 잘 했다”면서 “그동안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방역을 진행했다고 생각한다”고 정리했다. 그는 “하지만 (방역정책이) 효율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 “매우 많은 의료인력이 현재 소진상태여서 이들에 대한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가을 이후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해 전문가들도 일부 전망이 엇갈리는데, 결론은 우리가 최대한 준비를 많이 하는 것”이라며 “우리만 잘하면 재유행이 오더라도 그 여파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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