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무인매장에 이은 온라인 채널 확대
“오프라인 유통망 위협 요인” vs “파급력 제한적일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이동통신 유통 시장에도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이통사들은 무인매장 도입, 온라인 판매 채널 확대 등을 통해 기존 대면 중심에서 비대면으로 유통 채널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가는 이같은 급속한 변화에 위기감을 느끼고 반발하고 있지만 과도한 반응이라는 시각도 있다. 비대면 채널이 대체할 수 없는 대면 채널의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17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는 온라인·비대면 유통망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트렌드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1일 온라인에서 휴대폰을 주문하면 1시간 안에 배송받을 수 있는 ‘1분 주문&1시간 배송’ 서비스를 오픈했다.
KT샵 온라인몰에서 휴대폰을 주문하면 KT샵에 입점해 있는 대리점이 주문을 수락하고 메쉬코리아 부릉 라이더를 통해 배송된다.
KT샵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해당 대리점의 실적으로 집계되며 배송 비용은 본사가 부담하는 구조다. 최근 KT샵을 통한 휴대폰 판매량이 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KT는 올해 말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KT는 지난 2019년부터 고객이 직원 대면 없이 자유롭게 서비스를 체험하는 언택트 존이 있는 매장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약 300여 매장에서 언택트존을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8년부터 온라인으로 휴대폰을 주문하면 당일에 배송해주는 ‘오늘도착’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시간적 제약으로 매장에 방문하지 못하는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다. 11번가 등 온라인 채널 활용도 같은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은 이르면 10월 서울 홍대에 무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LGU+샵이라는 직영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는 LGU+도 연내 서울 종로구에 무인매장과 체험형 매장 개설 계획을 밝히는 등 유통 채널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KT와 LGU+가 대형 유통 플랫폼인 ‘쿠팡’과 휴대폰 대리점 계약을 체결한 것도 비대면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쿠팡은 최근 ‘로켓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자급제폰 판매에 그치지 않고 이통사의 대리점 역할을 맡아 개통까지 함께 처리해준다.
통신사 관계자는 “기존에 쿠팡에서 자급제폰을 구입한 고객이 대리점을 찾아가서 직접 개통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계약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유통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유통 채널의 급속한 변화에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쿠팡은 나름대로 다양한 유통인들이 상품을 판매하는 장터였지만 본인들이 직접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쿠팡이라는 대형 유통 플랫폼에서 직접 휴대폰 판매 사업을 하는 것은 일선 유통망에 상당한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감소세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단통법 이전 2만3000개에 달하는 휴대폰 대리점·판매점은 현재 1만2000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대면 채널이 갖지 못하는 대면 채널만의 강점이 있기 때문에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완전한 대체가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쿠팡이라는 기업의 규모를 감안해봤을 때 유통망이 기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있지만 과연 그렇게까지 될지는 의문”이라며 “소비자들의 상당수가 단말기에 대한 관여도가 높다. 오프라인 채널은 대면으로 단말기 및 요금제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보조금을 많이 주는 등 가격 측면의 이점이 없다면 쿠팡의 대리점 역할은 분명히 제한적인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