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 ‘신한금융플러스’ 출범···네이버, ‘NF보험서비스’ 법인 등록
GA업계, 2년만에 신계약·수수료 43%↑···자회사형 GA, 설계사 이탈 방지 효과 기대
보험대리점(GA)이 보험업계의 핵심 판매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을 앞둔 신한생명이 영업력 강화를 위한 자회사형 GA를 설립한데 이어 금융 영토 확장을 노리고 있는 네이버 역시 GA모델을 통해 보험업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활용한 공격적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선 보험설계사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보험사들 역시 소속 설계사 이탈 방지, 수익 다변화 측면에서 GA설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GA업계 자체도 최근 수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보험업권에서 GA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최근 자회사형 GA ‘신한금융플러스’를 출범했다. 최초 납입 자본금은 200억원이며 신한생명이 100% 출자했다. 초대 대표에는 이성원 신한생명 전 전략기획팀장이 선임됐다. 신한금융플러스는 내달 중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며 최적화된 AI 기반 상품 추천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도입해 금융 소비자보호 중심의 경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플러스는 지난 2018년 말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도 GA를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감독규정을 개정한 이후 첫 설립 사례다. 신한금융플러스는 내년 7월 출범 초기에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신한금융 통합보험사(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에 큰 힘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금융시장에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는 네이버 역시 GA 모델을 활용해 보험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이미 지난달 2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상호 ‘NF보험서비스’의 법인등록을 마친 상태다.
구체적인 사업 모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러 보험사와의 제휴를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만큼 보험대리점 형태로 영업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법인등기의 법인설립 목적에도 ‘보험대리점업’이 ▲통신판매업 ▲전화권유판매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 등과 함께 표기돼 있다.
GA는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다양한 보험사들의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대리점을 의미한다. 자신들이 개발한 상품만 판매하는 보험사들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고객들에게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GA들의 공격적인 영업은 최근 수년간 뚜렷한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7년 총 1021만건이었던 GA의 신계약 건수는 이듬해 1278만건으로 25.17%나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1461만건으로 14.32%나 늘어났다. 2017년 대비 증가율은 43.10%에 달한다.
수입수수료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7년 총 5조1809억원을 기록했던 GA의 수입수수료는 2018년 6조1537억원으로 25.17%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20.78% 늘어난 7조4324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대비 증가율은 43.46%다.
가파른 성장세로 인해 현장에서는 보험설계사들의 선호도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GA 소속 설계사수는 2017년 39만4502명에서 2018년 40만4677명, 지난해 41만2183명으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보험사들의 영업에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설계사들의 이동이 지속될 경우 보험업계에서 GA가 차지하는 영향력 역시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생명 등 다른 보험사들도 이러한 변화를 고려해 자회사형 GA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사가 자회사형 GA를 설립 또는 인수할 경우 우선 자신들의 전속 설계사가 다른 곳으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생명보험, 손해보험 구분 없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상황에 따라 다양한 영업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사가 설립하는 보험대리점의 경우 높은 수수료를 주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능한 설계사를 빠르게 모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형 GA들의 입김이 점차 거세지는 상황에서 자회사형 GA를 보유하게 되면 그들(대형 GA)과의 협상에서도 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GA를 통한 판매 방식이 앞으로 더욱 보편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