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에서 ‘독점 콘텐츠·K-드라마·맞춤형서비스’ 전략으로 해외공략 시동
모처럼 콘텐츠 스타트업 업계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가 그 주인공이다. 왓챠는 190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액 420억원을 기록했다. 왓챠는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일본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예정이다.
OTT시장은 국내외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대기업이나 통신사, 글로벌 기업까지 OTT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점점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왓챠는 IT공룡들 사이에서도 연평균 매출이 191%까지 증가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지금까지 왓챠의 앱 다운로드 수는 570만건에 달한다.
왓챠는 이번 투자 유치로 개발, 마케팅, 콘텐츠 등 전 분야 인재 채용 확대와 기존 플랫폼들과는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왓챠는 올해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이후 아시아 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미 현지 OTT서비스와 글로벌 서비스가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왓챠가 해외 시장을 공략할만한 전략은 ‘독점 콘텐츠‧K-드라마‧맞춤형서비스’다.
마니아 공략하는 콘텐츠=왓챠는 다른 OTT서비스와는 다르게 꾸준히 저예산 독립영화나 여성영화, 예술영화 등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들’, ‘한공주’, ‘메기’ 등 국내 독립영화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지만 국내엔 배급되지 않은 작품들도 상영한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국내 독립영화나 다큐멘터리 등 제작‧배급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적도 있다.
TV에서 해주지 않는 오리지널 시리즈 독점 유치도 국내외 마니아를 불러 모을 수 있다. 왓챠는 독점 콘텐츠 브랜드 ‘왓챠 익스클루시브’를 통해 영국드라마 ‘킬링이브’, ‘이어즈&이어즈’, 미국드라마 ‘퓨처맨’ 등을 공개 중이다. 넷플릭스가 자체 콘텐츠를 만든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왓챠는 소비자 니즈(Needs)가 높은 해외 드라마 콘텐츠를 독점 상영한다.
K-드라마=순풍산부인과‧허준‧전설의 고향 등 추억의 국내 드라마들을 왓챠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왓챠는 8090년대 드라마부터 2000년대 초반 드라마를 매 시즌마다 론칭 중이다. 최고 시청률 58.4%를 기록한 ‘여명의 눈동자’도 왓챠에서 감상 가능하다. 이밖에도 ‘피노키오’, ‘닥터스’ 등 국내 지상파 인기드라마를 계속 공개 중이다. K-콘텐츠에 강한 왓챠가 복고 드라마를 보고 싶은 한류팬들을 공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맞춤형 추천 서비스=왓챠는 그동안 콘텐츠 개인화 기술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왓챠는 콘텐츠 평가 및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를 새롭게 론칭했다. 왓챠피디아는 영화 평가 및 추천 서비스로 시작해 2015년에는 TV프로그램, 2017년에는 도서로 콘텐츠 평가 및 추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왓챠는 5억개가 넘는 평가 데이터를 구축했다. 왓챠는 개인화 맞춤형 콘텐츠 추천서비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왓챠가 가장 먼저 진출할 일본 OTT시장은 훌루, 아마존프라임 비디오, 유넥스트, 디즈니플러스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일본 OTT시장은 압도적인 1위 서비스가 있기 보다는 방송국, 통신사업자, IT기업, 대여비디오 등 다양한 산업군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일본 OTT도 TV다시보기 등 전통 미디어가 중심이지만, 애니메이션이나 스포츠만을 스트리밍하는 서비스가 따로 있을만큼 특화 장르도 대세다.
왓챠 관계자는 “일본은 콘텐츠 시장 규모가 큰 덕에 여러 OTT서비스가 경쟁하고 있다”이라며 “일본은 콘텐츠가 다양하지만 개인에게 맞는 영화나 드라마를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아직 뚜렷하게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왓챠는 신작부터 구작까지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일본에서도 (왓챠는) 독점 콘텐츠를 수급하고 취향에 맞게 공급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며 “일본은 콘텐츠가 세분화 돼있고 마니아나 오타쿠 문화가 있기 때문에 왓챠의 한국 전략이 일본에서도 유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