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국제유가 여파로 추가 투입 자금 부담 커져
대림산업이 미국에서 진행하던 12조6000억원 규모 석유화학단지 개발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국제유가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향후 투입될 막대한 추가 자금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대림산업은 최근 미국 오하이주 소재 석유화학 단지 개발에서 최종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오하이오주 당국과 국내 기관 투자자들에게 이를 통보했다.
대림산업은 2018년 1월 태국의 최대 석유화학회사 ‘PPT 글로벌 케미칼’(PTT Global Chemical·PTTGC)과 미국 자회사 ‘PTTGC 아메리카’(PTTGC America)와 미국 내 석유화학단지 개발을 추진하는 내용의 투자약정을 체결했다. 개발 규모는 100억달러(한화 약 12조600억원)다.
당초 대림산업과 PTTGC 아메리카는 연간 150만톤의 에틸렌과 폴리에틸렌을 생산하는 공장을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해 운영할 계획이었다. 양 사는 올해 공사를 시작해 2026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했다. 특히 올해 초 오하이오주 정부가 환경영향 평가 결과에 따라 개발 허가를 내줌으로써 안정적인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유가 급락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 유지를 위한 막대한 추가 자금이 예상되자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대림산업은 해외 계열사인 대림케미칼 USA를 통해 지난 2년여간 1500억원의 사업 개발비를 투자했다. 이미 투자된 사업 개발비는 대림산업을 대체할 다른 투자자가 나타날 경우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