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취급된 가계 신용대출 평균금리 5%···전년 말 比 1.42%p↑
2%대 시중은행과 큰 차이
SC제일은행 “중금리대출 판매 강화 결과···연체율은 가장 낮아”
SC제일은행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 연체율 상승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은행권에선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악화로 급전이 필요한 고객이 신용대출로 몰리는 중이다. SC제일은행이 이런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 판매를 강화해 차후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SC제일은행은 가계대출 연체율이 시중은행보다 낮아 자산건전성 관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판매된 신용대출 평균금리 5.03%···1월 이후 계속 오르는 중
14일 은행연합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5월 중 판매된 SC제일은행의 가계대출 중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03%를 기록했다.
같은 외국계은행인 씨티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08%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3.23%, 국민은행은 2.95%, 우리은행은 2.84%, 신한은행은 2.79%를 기록했다. SC제일은행은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높은 이유는 중금리대출 판매를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SC제일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계속 높아진다는 데 있다. 지난해 12월 말 SC제일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61%를 기록해 시중은행과 비슷했다. 하지만 2월 들어 3.69%로 높아진 이후 5월엔 5.03%까지 올랐다. 6개월 동안 1.42%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씨티은행은 반대로 같은 기간 5.20%에서 4.08%로 낮아졌다. 신한은행도 3.38%에서 2.79%로 떨어졌다. 우리은행(3.32%→2.84%), 국민은행(3.49%→2.95%), 하나은행(3.63%→3.23%) 등 모든 시중은행이 올해 취급된 신용대출 금리가 낮아졌다. 이 은행들이 1~2등급의 고신용자에 집중해 대출 상품을 판매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금리 변동도 비슷한 상황이다. 5월 중 취급된 SC제일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는 4.68%를 기록했다. 4대 시중은행(평균 3.04%), 씨티은행(4.41%)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5월 기준으로 시중은행이 판매한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작년 말 대비 감소했다. SC제일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0.53%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4대 시중은행(평균 감소율 0.58%포인트), 씨티은행(0.91%포인트)와 비교해 저조했다.
SC제일은행은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금리 인하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이자 하락폭을 낮게 유지해 이자수익을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SC제일은행의 5월 취급된 주담대 평균금리는 2.5%다. 4대 시중은행 평균(2.56%)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씨티은행은 이보다 낮은 2.42%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말 대비 5월 취급된 주담대 금리를 보면, SC제일은행은 0.29%포인트 인하됐고 4대 시중은행은 평균 0.36%포인트 낮아졌다. 씨티은행은 0.62%포인트나 떨어져 시중은행 중 인하폭이 가장 컸다.
◇SC제일은행 “중금리대출 영업 강화해 평균금리 높아졌다”
은행 업계에선 SC제일은행이 ‘이자 장사’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최근 신용대출로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중금리대출 판매를 확대해 이자수익을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다.
SC제일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93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4% 증가했다. 국내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했다. 특수은행을 제외한 일반은행의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2% 증가에 그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기준금리가 인하된 상황에서 판매된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오른 것을 보면 대출 영업 강화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 기타대출은 6월 말 기준으로 242조원을 기록해 전달보다 3조1000억원 늘었다. 5월 증가액(1조2000억원)보다 약 2조원 많았다. 6월 기준으로는 최대 증가 폭이다.
다만 SC제일은행은 대출 연체율이 낮고 자산건전성 관리가 시중은행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올해 3월 기준으로 SC제일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1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0.15%) 신한은행(0.26%), 국민은행(0.29%), 우리은행(0.31%)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당행에서) 최근 중금리 가계대출을 많이 취급했다. 그러다보니 취급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최근 저신용자를 위한 신용대출(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당행의) 영업 전략이다. 연체율은 금리나 신용등급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다른 은행보다 연체율도 좋은 편이다. 그런 점을 감안했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