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정의선 수석 부회장, 그린 뉴딜 관련 현대차그룹 전략 소개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판매···점유율 10% 달성”
“3~4년 내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수명 2배 늘리고 원가는 절반 이하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리는 친환경차 시대가 정부의 그린뉴딜과 맞불려 앞당겨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44종의 친환경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며, 정부는 친환경 미래모빌리티 사업을 위해 2025년까지 총 사업비 20조3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14일 정의선 부회장은 청와대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그린뉴딜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의 전략을 소개했다.
정 부회장은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영상 연결로 출연해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판매하고,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이 언급한 차세대 전기차는 ‘NE(프로젝트명)’다. NE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팰리세이드급 실내 공간을 갖추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충전 시간도 대폭 줄였다. NE는 급속 충전시 80% 충전까지 약 15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출시된 대부분 전기차 모델은 80% 충전까지 최소 30분~1시간 이상이 걸린다.
정 부회장도 이날 NE의 충전시간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그는 “차세대 전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인 20분 내에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45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며 “이미 앞서 삼성·LG·SK를 차례로 방문해 배터리 신기술에 대해 협의했고, 배터리 3사와 협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NE를 시작으로 다양한 전기차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2025년까지 23차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할 방침이다.
전기차 활성화를 통해 현대차는 북미와 중국 지역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V자 회복에 나설 전망이다. 또 아시아태평양, 중동, 중남미, 러시아 등에서는 신시장 개척에 나서며 물량 중심의 확대 전략을 펼친다.
기아차도 내년 첫 번째 전기차 전용 모델을 출시하고 2022년부터 승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전차급에 걸쳐 신규 전기차 모델을 투입한다. 오는 2025년까지 총 11종의 전기차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내년 전용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4년 이후부터 전동화 라인업을 본격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전기차 뿐 아니라, 수소차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부회장은 “수소전기차 넥쏘는 지난해 전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은 5000대를 판매했다”며 “수소전기트럭의 경우 오는 2025년까지 총 1600대를 유럽에 수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1일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에 참가해 향후 2~3년 내에 넥쏘 후속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수소차 뿐 아니라,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개발을 통해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지난 20년간 140여개 협력업체들과 함께 개발한 것으로, 앞으로 3~4년 안에 수명을 두배 늘리고 원가는 절반 이하로 낮춘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등 에너지가 필요한 모든 영역에 사용될 수 있어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오는 2050년 전세계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18%를 수소에너지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소가 화석 연료를 대체하게 되면 약 6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그린 뉴딜과 관련해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 누적 보급 및 급속충전기 1만5000대, 완속충전기 3만대 보급을 목표로 세웠다.
수소차는 20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충전 인프라 450대를 설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