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분기별 최고매출 4152억원 예측···얀센서 수수한 마일스톤 원인
GC녹십자, 소폭 상승 3724억원 예상···코로나19 여파로 수두백신 수출 지연
제약업계 매출 1위 자리를 놓고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경쟁이 갈수록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 1분기 양 제약사의 55억여원 매출 차이가 2분기 다소 늘어났지만, 3분기에는 다시 접전이 예상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GC녹십자의 매출 차이가 지난해부터 줄고 있는 추세다. 실제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1조4803억5400만원 매출을 달성, 1조3697억1000만원을 보고한 GC녹십자를 1106억여원 차이로 앞섰다.
지난해 실적을 구체적으로 보면 유한양행은 전년대비 2.53% 하락한 것이다. 반면 GC녹십자는 2.61% 증가한 수치다. 이에 양 제약사 매출 차이가 올해 들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었다. 결국 올 1분기에는 유한양행이 3132억7600만원, GC녹십자는 3077억8200만원 매출을 각각 달성했다. 양 제약사의 매출 차이가 55억여원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어 2분기에는 양 제약사 매출 차이가 다시 벌어진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현재 양 제약사는 2분기 실적 잠정치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증권가 분석을 보면 대체적 매출 추세를 짐작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유한양행 2분기 매출액을 전년대비 15.5% 증가한 4152억원으로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GC녹십자가 전년대비 3.6% 상승한 3724억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측했다.
유한양행은 구체적으로 지난 4월 얀센으로부터 수령한 약 3500만달러(한화 약 432억원) 중 일부 규모의 마일스톤과 생활건강사업부, 관계사인 유한킴벌리 등 매출 호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한양행은 코로나19의 긍정적 여파를 적지 않게 받은 것으로 분석돼 눈길을 끈다. 생활건강사업부의 주력제품인 유한락스는 1분기 매출액이 270억여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7.4% 증가하는 등 효자품목으로 등극했다. 유한락스는 회사 전체 매출의 10%에 육박하며, 2분기에도 전년대비 20%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 1분기 4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한 유한킴벌리도 지원세력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보건용마스크와 개인위생관련제품 등 매출 호조가 2분기에도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유한양행이 예상대로 4152억원 매출을 달성하면 분기별 최고 실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유한양행 최고 분기 매출은 지난 2018년 4분기의 4140억여원이었다.
GC녹십자는 1분기 매출 상승률이 두드러졌던 독감백신과 수두백신이 2분기 들어 다소 주춤했지만, 전체적으로 소폭 상승했다. 수두백신의 경우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선적 지연이 2분기 주춤했던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2분기 지연됐던 선적이 진행되면 고스란히 3분기 매출로 잡히며 전년대비 큰 폭의 상승세도 기대된다. 독감백신도 당초 매년 2분기 개시됐던 남반구 수출이 올해는 1분기에 진행되며 성장세를 주도했었다. 이에 3분기 매출이 주목된다.
유한양행도 3분기 매출 상승을 주도할 품목군을 갖고 있다. 유한이 지난 5월 하순부터 한국노바티스와 공동으로 판매를 진행 중인 항암제 글리벡이다. 글리벡의 지난해 매출이 46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3분기부터 유한양행 매출에 긍정적 여파를 줄 전망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유한양행에는 도움이 됐고, GC녹십자에게는 다소 악재가 됐다”며 “결과적으로는 GC녹십자가 부지런히 따라가니까 유한양행이 마일스톤으로 뿌리친 셈이 됐는데, 본격 경쟁은 3분기 이후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