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오는 8월 신선식품 배송 시작···계열사별 전문성 키울 계획
롯데·신세계와 달리 ‘프리미엄’에 집중···현대百, 새벽배송 재도전에 업계 관심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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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새벽배송 시장에 재입성한다. 오는 8월 ‘현대백화점 투 홈’을 공식 론칭해 쿠팡·마켓컬리·SSG닷컴 등이 펼치고 있는 배송 전쟁에 뛰어드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포화된 새벽배송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필두로 경쟁사와 차별점을 내세울 계획인데, 이 전략이 통할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다음달 초 신선식품 배송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 홈’을 론칭한다. 물류창고와 배송업무는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물류회사 현대글로비스에 맡긴다. 물류창고와 배송을 위탁해 투자를 줄이고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신선식품 시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8년 8월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 식품 전용 온라인몰 e슈퍼마켓을 통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다만 롯데, 신세계 등과 달리 별도 대형마트가 없는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고, 결국 서비스 대상 지역과 한정적인 제품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오후 8시 이후에는 주문이 불가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이번 론칭할 투 홈의 주문 마감시간을 오후 11시까지 늦추고 대상 상품도 신선식품, 반찬 등으로 기존 1000여개에서 5000여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새벽배송 지역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며, 이를 위해 경기 김포에 전용 물류센터 부지 마련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식품관에 입점한 식당가와 식음료(F&B) 매장의 음식을 수도권 10개 백화점 매장에서 배송하는 딜리버리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식당가 인근 5~10㎞ 지역에 1~2시간 내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식자재는 오후 11시까지 주문접수를 받아 다음 날 오전 7시전까지 배송하고, 식당가 메뉴는 매장 운영 시간 안에만 주문하면 1시간 안팎으로 배송해준다.

주목할 점은 현대백화점의 제휴 전략이다. 롯데·신세계와 달리 현대백화점은 쿠팡과의 제휴로 고객 접점 확대와 제휴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닷컴은 2017년부터 네이버 쇼핑에서 백화점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업계 최초 지난해 5월 위메프, 8월 쿠팡에 각각 입점했다.

또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배민오더에 현대아울렛 맛집도 입점시켰다. 배달업계 1위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의 배민오더를 통해 현대아울렛 식당가 음식을 미리 주문하거나 테이크아웃 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경쟁사와 달리 ‘전문성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롯데쇼핑의 롯데온과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처럼 계열사를 한 데 모아 통합몰로 운영하는 것이 아닌, 계열사별 강점을 살린 전문몰로 사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과 홈쇼핑의 유통 강점을 활용해 종합 쇼핑몰인 더현대닷컴·현대H몰·더한섬닷컴·리바트몰·그리팅몰 등을 운영 중에 있고, 이번 투 홈 론칭도 각 계열사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전문몰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전략은 정지선 회장이 주문한 사업 방식과도 맞닿아있다. 정지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3대 경영방침을 ▲미래 비전을 위한 성장동력 확보 ▲사업방식의 혁신을 통한 미래 대응 ▲실행력을 제고하는 조직문화 구축으로 제시하고, 올해를 변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새벽배송이 유통업계에 과부하 걸린 상황에서, 프리미엄으로 시장에서 차별점을 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온라인 사업에 관심을 쏟으면서도 여타 이커머스가 주력하는 식자재를 넘어 고급화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신선식품에 대한 배송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프리미엄 전략이 통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각 계열사가 운영하는 전문 온라인 몰의 역량을 높여 전문성을 키울 것”이라며 “백화점은 더현대닷컴과 투홈 등 두 개 온라인 몰로 나눠 집중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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