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 티에스아이 수요예측과 청약에 돈 몰려들면서 올해 최고경쟁률 기록
정의선의 '전기차 배터리 동맹' 후광···테슬라 주가 급등·SK바이오팜 상장 효과도

표 = 이다인 디자이너
표 = 이다인 디자이너

전기차 배터리 열풍에 2차 전지 기업 IPO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에이프로는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 올해 최고 경쟁률을 보였고 티에스아이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올해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최근 국내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형성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연이어 만나면서 2차 전지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SK바이오팜이 성공적으로 상장한 영향도 2차 전지 기업 IPO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 전기차 배터리 기업 IPO ‘열풍’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IPO일정이 진행중인 기업 가운데 2차 전지 기업인 에이프로와 티에스아이가 수요예측 및 청약경쟁률에서 1000대1을 넘어섰다.

에이프로는 지난 2~3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090.8대 1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공모밴드(1만9000~2만1600원) 최상단인 2만1600원으로 확정했다. 이어 8~9일 이틀간 진행된 공모청약에서도 295억 공모에 청약증거금으로 4조6759억원이 몰리면서 15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IPO기업 가운데 청약경쟁률 1위다. 에이프로는 16일 상장하며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코넥스 상장사인 티에스아이 역시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해 지난 6~7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284대 1을 기록했다.올해 IPO기업 가운데 수요예측 경쟁률 1위다. 공모가 역시 희망공모가밴드(7500~9500원)을 넘어서는 1만원으로 확정됐다.

티에스아이는 지난해 11월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하다 결국 12월에 철회를 결정했는데 반년 만에 투자 열기가 극과 극으로 변한 셈이다. 티에스아이는 13~14일 청약에 들어간다. 공모금액이 185억원에 불과해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반면 국내 첫 임대주택 리츠로 주목을 받아던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6~8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경쟁률 2.55대 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앞서 6월30일~7월1일 실시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 76.2대 1을 기록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결과를 보였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전문 기업솔트룩스 역시 7~8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528.17대 1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밴드(2만4000~3만원) 하단에 가까운 2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 '정의선 효과'에 테슬라·SK바이오팜 영향도

2차 전지 기업 IPO에 돈이 쏠리는 현상을 놓고 최근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열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만들기 위해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총수들을 연달아 만나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고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해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을 의논했다. 이어 이달 7일에는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을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협업을 논의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연이은 회동으로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는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세 회사뿐만 아니라 에코프로비엠 등 이들 업체에 소재를 납품하는 2차 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최근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최근 급등하고 있는 것도 2차 전지 기업들에 대한 투자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6배가 뛰었는데 이달 들어서만  무려 40%가 올랐다. 테슬라 주가는 종가기준 6월말 1079.81달러에서 연일 급등하며 9일에는 1394.28달러로 장을 마쳤다.

최근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의 청약 열풍 이후 공모주 투자에 적극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일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 청약에는 증거금으로만 역대 최대인 30조9889억 원이 몰렸다. 공모금액 9593억원을 제외하고 반환된 30조원의 청약증거금 가운데 상당수가 다시 IPO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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