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지원 줄었지만 OLED 중심 보조금 지속

오포 UDC/ 사진=오포 홈페이지 캡처
UDC 기술 관련 이미지 / 사진=오포 홈페이지 캡처

 

비전옥스가 정부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 지원이 액정표시장치(LCD) 투자 분야는 줄었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늘면서 대외 변수로 손실을 만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중국 IT매체 중화액정망에 따르면 중국 비전옥스 자회사 윈구는 6세대 OLED 패널 생산라인 프로젝트와 관련해 중국 정부로부터 7억 위안(약1191억원) 보조금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 금액이 장부에 반영되면 윈구의 올해 순이익은 5억3081만위안(약 903억원)이 된다. 해당 매체는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OLED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정부 보조금 수혜 덕에 이 회사가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전옥스는 최근 인‧아웃폴딩이 모두 가능한 360도 접히는 플렉시블 OLED 기술을 공개했다. 또 전면 화면에서 카메라 렌즈를 숨기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세계 최초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업계선 이 같은 사업 전략을 실제 기술 완성도와 무관한 기술 마케팅의 일환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성과 별개로 정부 지원을 받은 상황에서 그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홍보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비전옥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 27억200만 위안(약 4614억4756만 원)을 올리며 전년대비 51.9% 매출 성장했다. 샤오미에 이어 화웨이 등의 OLED 공급망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당기손익에 반영된 정부 보조금만 약 10억5553만 위안 규모로 파악된다. 비전옥스가 공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부터 주로 6세대 OLED 패널 생산라인 관련된 정부 지원이 대다수를 이룬다. 

업계선 과거 LCD에 집중된 정부 보조금 지원 정책이 OLED로 옮겨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패널 제조업계는 지역 공장 증설 등에 있어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로부터 이중 지원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앙 정부는 자국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 차원에서, 지방 정부는 지역 고용 창출 차원에서 이들 기업에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한다.

특히 코로나19 여파에도 선두업체인 BOE, CSOT, 티엔마, 비전옥스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은 지속될 전망이다. 당초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중국 중앙 정부가 올해 보조금 지원이 다소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지방정부의 투자 유치 계획은 이와 별개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과거 퍼주기식 지원과 달리 공장 증설에 따른 손익을 따져 보조금을 지원하는 추세”라며 “그러나 중앙정부와 별개로 지방정부의 고용 창출 등을 목적으로 예정된 투자 계획은 그대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중국 패널 업계는 외형 성장이 두드러졌다. 선두업체인 BOE는 지난해 하반기 내내 적자를 내면서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9.5% 성장한 1160억6000만위안(1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연간 매출 역대 최고치다. 특히 지난해 10.5세대 공장 증설과 함께 물량을 쏟아내면서 몸집을 한껏 키웠다. 지난해 이 회사의 손익에 포함된 정부 보조금은 26억4000만위안(4500억원 규모)으로 최근 3년 중 최대치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관계자는 “공장 증설을 결정할 때 미래 손익과 변수를 따져보고 고심하는 국내 업계와 달리 중국 업계는 정부 지원 덕에 증설 계획을 강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2위 패널사 CSOT도 모회사인 TCL과 함께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CSOT는 일본 JOLED에 200억엔을 출자하고 대형 OLED 공동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연내 CEC판다 인수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EC판다는 향후 대형 디스플레이 양산에 발판이 될 수 있는 옥사이드 TFT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여파로 TV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미국 정부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 역시 스마트폰 물량이 위축될 것으로 관측된다”면서도 “그럼에도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 10.5세대 LCD 양산에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BOE를 비롯한 중국 업계가 연간 중소형 OLED 점유율을 키워나가는 점은 외형 성장 요인이자 국내 패널 업계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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