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재기 효과’ 반영됐고 자동차·정유·항공업계 등 실적전망 여전히 우울
코로나 재확산 속 불확실성 여전

출근길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광화문네거리를 지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출근길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광화문네거리를 지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속 일부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수준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반도체 부문 호실적 전망으로 경기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내비치지만 아직은 좋아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깜짝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기업의 ‘깜짝실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 위기 속 흔하지 않은 좋은 소식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선 성과급 잔치를 벌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허나 이를 바탕으로 산업계가 희망을 품기엔 아직 현실은 막막하다. 우선 반도체 업계의 이번 호실적 전망 배경을 봐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 반도체 업계가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쉽게 말해 일종의 ‘사재기’ 때문이다. 코로나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세계의 공장 중국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미리 반도체 부품을 확보해 놓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D램 가격 상승세도 호실적 전망에 한몫 했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이 많이 팔리는 등 호황을 맞아 실적이 좋다기 보단, 불확실성에 기인한 결과란 이야기다.

또 이 같은 흐름은 코로나에 따라 얼마든지 급변할 수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부품확보 움직임이 이전처럼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며 “당분간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고, 코로나 변수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업종들의 경우는 더욱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반도체와 함께 한국경제를 이끄는 자동차 부문만 봐도 그렇다. 한 업계 인사는 “국내 차 판매가 6월에 소폭 상승했지만 개소세 인하 등 효과 때문”이라며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고 코로나 극복 때까지 불확실성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올 2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70%이상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는 회사 새주인을 찾아야 살 수 있는 상황이다.

항공업계는 사실상 인공호흡기로 버티는 실정이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항공사들의 여객수는 작년 동기에 비해 76.4%(국제선 97.8%) 급감했다. 대한항공의 2분기 총 여객수는 7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아시아나항공(-77.7%), 제주항공(-71.6%), 진에어(-71.5%) 등도 어려운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실상 이 수치가 2분기 실적에 반영된다고 보면 된다. 화물운송 등으로 일단 버티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국제선 여객이 살아나지 않으면 구조조정은 물론, 회사 존립 자체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밖에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나 포스코 등 철강업계도 영업손실 및 전년 대비 큰 폭의 영업이익 급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는 다시 재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역시 다시 40~60명대의 신규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 인도는 일일 확진자수가 2만4000명을 넘어서고 있어 세계적으로 어떤 여파를 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 재계 인사는 “어느 한 요인에 의해 사업이 좋아지거나 나빠질 상황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전까진 낙관적 전망은 힘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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