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 23.59% 매각
조현범 사장 보유지분 42.9%로 최대주주 등극
조현식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 불씨는 남아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 /사진=한국타이어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 / 사진=한국타이어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이 사실상 후계자로 선정됐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은 자신의 지분 전량을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승계구도가 차남인 조 사장으로 잡힌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조양래 회장은 지난 26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조현범 사장에게 자신이 가진 지분 23.59%를 모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범 사장은 기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9.31%에 부친의 지분을 합쳐 42.9%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주식매수 대금은 약 3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조 사장이 기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대주주 일가 지분은 딸인 조희원씨 지분 10.82%를 포함해 73.92%다. 국민연금은 7.74%를 갖고 있다.

당초 조 사장이 지난 23일 횡령 혐의 2심 재판을 앞두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장남 조현식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힘이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차남에 대한 경영권 승계 뜻을 확실히 하고 분쟁 소지를 줄이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영권 분쟁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일각에선 장남인 조 부회장이 누나 등과 함께 반격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조 부회장은 지분 19.32%를 갖고 있으며 조희원씨의 지분을 합치면 30.14%다. 여기에 국민연금 지분(7.74%)을 합친다면 37.88%다. 소액주주까지 합치면 절반 이상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향후 조 사장에 대한 재판 향방이 경영권 문제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될 국민연금 입장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 사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납품을 대가로 매달 수백만원씩 총 6억원을 받고, 관계사 자금 2억6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배임수재, 업무상횡령)를 받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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