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망원시장 곳곳에 동행세일 홍보물 부착돼 있지만, 대부분 상인들 “잘 모른다” 반응
전통시장 특성상 대형 유통업체만큼 할인 어려워···재난지원금 효과 떨어져 매출 하락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모습. / 사진=한다원 기자

소비 진작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3일째 진행되고 있지만 전통시장 현장 반응은 미미하기만 하다. 정부 취지와 무색하게 동행세일 자체를 모르는 상인, 시민들이 대부분이라 전통시장에선 동행세일을 체감하기 어려웠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조기 극복 및 내수활성화를 위해 7월12일까지 진행된다. 전국 전통시장(633개), 동네슈퍼(5000여개),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 제조·유통기업(35개), 축·수산업계 등 모든 경제주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다.

동행세일이 시작된 지난 26~28일, 백화점·대형마트는 코로나19 이후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백화점·대형마트는 발디딜 틈도 없이 마스크를 착용한 수많은 인파가 몰려 쇼핑해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

29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 사진=한다원 기자
29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 사진=한다원 기자

다만 전통시장은 달랐다. 기자가 방문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시장은 구경하거나 장보는 사람들로 붐비기는 했지만 시민, 상인들 모두 동행세일이 진행 중인 것을 잘 모르거나, 안다해도 별다른 게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대형 유통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통시장 특성상 파격 할인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탓에 정부의 동행세일은 전통시장에서 큰 효과가 없었다. 무엇보다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떨어져 매출까지 덩달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상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망원시장에서 만난 상인 A씨에게 기자가 “동행세일인데 할인되는게 있냐”고 묻자 “그게(동행세일) 뭐냐”고 되물었다. 기자가 망원시장 내 걸려있는 동행세일 홍보물을 가리키며 묻자 A씨는 “잘 모르겠다”면서 “홍보물만 여기저기 붙이고 갈뿐, 특별한 공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과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동행세일에 대한 질문에 “동행세일? 그거 이미 끝나지 않았냐”면서 “재난지원금을 묻는거냐”고 했다. “동행세일은 7월12일까지 한다”고 말하자, 상인은 “전혀 몰랐다”면서 “재난지원금으로 2주 정도는 매출이 올랐는데, 매출이 다시 그 전으로 돌아갔다. 동행세일로 다시 매출이 올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상인들은 전통시장의 경우 정부가 세일 행사를 주관한다고 해서 추가 할인해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했다. 상인 B씨는 “긴급재난지원금, 제로페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많다”면서 “동행세일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나 하지…, 우리도(상인들도) 모르는데 손님들도 잘 모를거 같다”고 말했다. 기자가 “동행세일 기간 할인할 계획은 있냐”고 묻자 “전통시장에선 더 이상 할인을 해 줄수 없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동행세일을 묻는 사람도 없었다”고 대답했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곳곳에 동행세일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곳곳에 동행세일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한 상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을 위한 제로페이 홍보물. / 사진=한다원 기자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한 상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을 위한 제로페이 홍보물. / 사진=한다원 기자

망원시장 곳곳에 동행세일 홍보물이 걸려있는 것에 비해 동행세일을 아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상인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잘 모른다”는 반응이었다.

이날 망원시장에서 만난 주부 김아무개씨(38)는 “대형마트만 해당되는거 아니였냐”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이 워낙 저렴하게 판매해서 전통시장도 동행세일에 포함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형마트도 30~50% 할인한다고 해서 가봤는데 평소 마트 행사랑 다를 바 없었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벤처기업부 관계자는 “동행세일을 진행하는 온·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사이트에 홍보하고 있다”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이 더 알 수 있도록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형마트도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동행세일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대형마트는 동행세일 기간 의무휴업일 제도에 따라 지난 28일 점포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SSG닷컴 등 대형마트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주문 배송 역시 의무휴업일엔 이용할 수 없었다.

대형마트는 매달 2, 4주차 일요일에 의무휴업 해야 하기 때문에, 동행세일 마지막 날인 7월12일에도 대부분 대형마트 영업이 제한된다. 대형마트는 동행세일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일요일에 두 번이나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진작을 위해 동행세일을 마련했다지만 대형마트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일요일에 두 번이나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한시적으로 의무휴업일 제도를 풀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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