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1시간 독대
2조5000억원 인수대금 주요 쟁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HDC그룹 회장. /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의 회동을 계기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회장과 이 회장은 25일 오후 만나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독대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 회장에게 아시아나 인수 결단을 촉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 회장 역시 이 회장에게 요구사항 등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두 회장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딜 종료를 앞두고 두 회장이 배석자 없이 만났다는 점에서 아시아나 인수 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산 측이)서면 협의를 얘기했는데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하냐”며 대면 협상장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현산 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고 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사진=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사진=연합뉴스

재협상 돌입 문제를 두고 산은과 현산이 벌인 기싸움이 두 수장 만남으로 일단락된 만큼 조만간 본격적인 재협상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협상을 하지 않고 인수를 포기하면 인수 무산 책임을 고스란히 져야 한다는 점도 현산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 경우 2500억원의 계약금 소송에서 현산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밖에 없다.

재협상이 시작되면 세부 조건을 두고 채권단과 현산이 신경전을 벌일 전망이다.

현산은 아시아나 부채비율 상승 등 인수체결 당시와 현재 상황이 크게 달라진 점을 언급하며,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에 지불해야 할 구주 가격과 아시아나의 영구채 5000억원 출자 전환, 아시아나 대출 상환 문제 등이 논의 될 전망이다.

또 현산은 2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 대금을 깎아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식 입찰을 거쳐 확정된 금액을 깎아준다면 특혜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채권단도 신중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해 아시아나 인수가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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