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21대 국회 기간 중 한국경제 전망’ 분석···“민간소비, 실질GDP성장률 밑돌아”
명목GDP성장률은 3.1% 성장 전망···이전 5년 대비 0.8~1.1%p 하락

/표=김은실 디자이너
/표=김은실 디자이너

 

오는 2024년까지 향후 5년간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연평균 2%에 머물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장률 하락 영향으로 같은 기간 잠재성장률 또한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6일 배포한 ‘제21대 국회와 한국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0~2024년 21대 국회 기간 동안 세계경제의 높은 불확실성과 비우호적 여건으로 인해 우리나라 실질GDP성장률을 연평균 2.0%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5년간(2015~2019년) 연평균 2.8% 성장한 실질GDP성장률에 비해 0.8%p 낮은 수준이다. 

실질GDP는 표준이 되는 기준 연도 가격에 최종 생산물 가치를 곱해 더한 것을 말한다. 통상 경제성장률을 계산하거나 장기간의 경제 변동치를 계산해 경제성장과 경기변동 등 경기흐름을 파악할 때 사용한다. 

예산정책처는 실질GDP성장률의 하락에 대해 내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경우를 가정한 결과라고 전제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훼손 ▲쇼핑몰과 대중교통을 피하는 소비자들의 행동 양식과 소비패턴 변화 ▲유가 등 상품가격 변동성 확대 ▲세계자본 대이동 등을 꼽았다. 

특히 예산정책처는 민간소비 정체가 우리나라 실질GDP성장률 축소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예산정책처 분석 결과, 향후 5년간 민간소비의 경우 실질GDP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평균 1.8%로 낮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민간소비가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힘이 약한다는 게 예산정책처 진단이다. 

예산정책처는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가 약화하는 데는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가 이면에 작용한다”면서 “고령인구 증가와 생산인구 감소 등으로 경제전반의 소비 활력이 저하하고 있고 미래 소득과 고용 상황 불안정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건설투자 부문에서 지출 부진도 실질GDP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건설투자 전기 대비 증가율은 향후 5년간 연평균 0.9%에 머물 것으로 예산정책처는 전망했다. 

예산정책처는 “건설투자는 2018~2020년 수축기를 거쳐서 2021년부터는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나 완만한 회복세와 과거처럼 높은 건설투자 증가율과 변동성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부동산 규제 강화 조치와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투자) 투자 축소 추세 등은 건설투자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향후 실질GDP성장률 하락에는 수출 증가세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예산정책처는 향후 5년간 총수출(물량 기준)은 평균 1.3%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우리나라의 올해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세계경제 성장률·교역신장률 둔화세, 보호무역주의 강화, 주요 제조업 수출품 경쟁력 약화 현상 등으로 수출 전반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물가 변동 영향을 받는 명목GDP성장률 역시 실질GDP성장률과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이 동반 하락하면서 앞서 5년간 성장률 4.2%에 비해 1.1%p 하락한 연평균 3.1%로 추정됐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뒤 100을 곱한 것으로,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을 반영하는 종합적인 물가지수다. 

실질GDP와 명목GDP성장률 하락으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도 동반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8%였지만, 향후 같은 기간 성장률은 이보다 0.5%p 낮아진 연평균 2.3%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산정책처는 추정했다. 

예산정책처는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료로 이용되는 총요소생산성의 잠재성장기여도가 정체된 가운데 자본과 노동의 잠재성장기여도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예산정책처는 자본의 잠재성장기여도는 건설투자 감소와 설비투자 증가폭이, 노동의 잠재성장기여도는 생산인구증가세 둔화와 취업자 수 증가폭 둔화, 근로시간 단축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예산정책처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올해 연간 실질GDP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 0%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산정책처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상반기 중 급락한 뒤 하반기 중에는 완만한 개선을 보일 것”이라며 “명목GDP성장률 역시 GDP디플레이터의 낮은 상승률과 실질GDP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해 0.8%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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