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상장폐지 내달 결정, 확정까지 2년 넘을 듯···곧 이사회 열어 경영전략 논의
메디톡스, 3개 품목허가 내달 14일까지 유지···내달 ITC 예비판정도 경영에 여파 줄 듯
현재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신라젠과 메디톡스가 상장폐지와 품목허가 취소 여부로 관심이 집중된다. 상장폐지는 최대 2년 반, 품목허가 취소는 당장 다음 달 중순까지 시간을 벌어 놓은 상태다. 이에 두 업체가 향후 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라젠과 메디톡스는 수차례 고비를 넘기며 회생을 추진하고 있다. 신라젠의 경우 검찰 수사와 문은상 전 대표 구속,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검토 등을 거쳤다. 메디톡스도 수년간 진행된 대웅제약과 보톡스 균주 도용 의혹 분쟁, 검찰 수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 등을 경험했다.
신라젠과 메디톡스는 이같은 경영 고비에도 불구하고 실제 상폐와 품목허가 취소가 확정되기까지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단, 두 업체에 주어진 시간은 차이가 있다.
우선 신라젠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의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회사의 상장 유지에 문제가 있는지 종합적으로 따지는 심사 과정이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4일 신라젠의 주식 거래를 정지한 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해왔다.
향후 한국거래소는 15영업일(7월 10일) 이내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폐 여부 또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단, 신라젠이 기간 내 개선계획서를 낼 경우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로 기업심사위 심의가 연기된다. 신라젠은 개선계획서를 내겠다는 방침을 26일 명확히 밝혀 현재로선 연기 가능성이 높다.
기업심사위 심의 결과가 상폐로 나올 경우 이어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상폐 여부 또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심의한다. 코스닥시장위에서 상폐가 의결될 경우에도 신라젠이 이의신청을 하면 코스닥시장위가 다시 열려 심의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이처럼 상폐의 최종 확정은 복잡한 절차를 거치게 된다. 최대 2년 반 가량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가 전격적으로 지난 11일 대표에서 물러난 후 현재 신라젠은 경영진이 공석인 상태로 알려졌다. R&D전략기획을 총괄하는 양경미 부사장이 현재 신라젠 대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표는 자기 자본 없이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한 자금 돌리기 방식으로 1000만주 상당의 신라젠 신주인수권을 교부 받아 행사, 1918억여원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라젠은 공백인 대표이사 등 경영진과 향후 경영개선을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사회가 곧 개최돼 전반적 경영전략을 논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일단 메디톡신 3개 품목허가가 취소되는 사태를 면했다. 당초 식약처는 ‘메디톡신주’ 등 3개 품목에 대해 이달 25일자로 허가를 취소한다고 지난 18일 밝힌 바 있다. 이에 메디톡스는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상대로 집행정지 신청을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대전지법은 식약처 처분 효력을 오는 7월 14일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정확하게 이번 법원 결정은 메디톡스의 집행정지 신청을 수용한 것이 아니다. 법원이 메디톡스의 집행정지 신청을 수용할지 여부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해 정지한 것이다.
현재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과 별도로 메디톡스가 경영위기를 넘길 수 있느냐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집행정지 신청과 본안소송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2번의 청문회를 거쳐 식약처가 행정처분을 최종 확정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메디톡신을 생산하면서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했음에도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라며 “메디톡스는 억울하겠지만 국민과 소비자들은 정부 발표를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당장은 어렵지만 메디톡스가 결국 경영위기를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 3개 품목을 대체할 보툴리늄A독소 액상제품인 이노톡스주와 코어톡스주 영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급여로 처방되는 미네랄주사제와 백옥주사 등 품목을 최근 허가 받은 메디톡스가 다양한 품목군을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즉 메디톡스가 메디톡신 3개 품목 매출 공백을 전제로 그동안 꾸준하게 대체품목을 연구했다는 방증이다.
특히 오는 7월 6일로 예정된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분쟁에 대한 ITC 예비판정은 향후 메디톡스 경영을 결정할 최고 변수로 예상된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해 1월 대웅제약과 대웅제약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를 미국 ITC에 제소한 바 있다. ITC 최종 판결은 오는 11월 6일로 예정됐지만, 최종 판결에서 뒤집어지는 경우가 드물어 사실상 ‘균주출처 논란’의 승자는 7월 6일 결정될 전망이다.
만약 이번 예비판정에서 메디톡스가 승소할 경우 파장은 클 전망이다. 대웅제약이 현재 미국에서 진행하는 나보타 판매가 중단되고, 메디톡스의 대외적 신뢰도가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의 경우에는 메디톡스 경영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라젠과 메디톡스는 많은 논란이 있어 주목하는 눈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 메디톡스는 7월 초 ITC 예비판정 결과에 따라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