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열 증상 보일시 즉각 규제’ 경고 불구 상승률 전국 1위
규제지역으로 묶인 청주·대전 옆 천안서도 풍선효과 조짐 꿈틀
6·17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발표된 지 불과 열흘 만에 비규제지역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경기권에서 보기 드물게 규제지역 지정을 피해간 경기 김포는 아파트값 상승률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 간의 상승폭이 6·17 대책 직전까지의 상승폭을 큰 차이로 넘어선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반복된 규제가 학습효과를 낳으며 대책 효과가 드러날 틈도 없이 이전보다 더 빠르게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8% 올랐다. 특히 김포는 1.88% 올라 전국에서 가장 오름폭이 큰 지역이 됐다. 김포의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이 1%를 넘었던 것은 2013년 10월 7일(1.21%) 단 한 번뿐이다. 김포 아파트값은 6·17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한 주 사이 이전의 5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나타냈다. 전국 평균(0.22% 상승), 수도권(0.28% 상승), 서울(0.06% 상승)과 비교해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는 풍선효과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듯 김포는 서울과 맞닿은 경기 지역 중 유일한 비규제지역으로 일찌감치 풍선 효과가 예상됐다. 최근 들어선 시장에서는 전세 낀 투자용 매물을 찾는 문의전화가 집중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국감정원 역시 이번 집계결과 김포의 상승세에 대해 “한강신도시 위주로 매수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매물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가장 두드러진 곳은 김포이지만 지방의 일부 지역도 풍선효과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집값 오름세를 보였던 대전과 청주가 6·17 대책에서 규제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인근 비규제지역인 천안도 투자자 유입으로 인한 풍선효과 지역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특히 천안은 지난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리하는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해제됨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더 달아오르고 있다.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덕분에 천안 아파트값은 0.42% 올라 전주(0.14%)보다 상승폭을 크게 키웠다. 감정원은 “정주여건이 양호한 불당과 성성지구 등 신축단지, 성정동 등 정비사업 추진 기대감이 있는 단지 위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 뿐 아니라 충청권 내 아산 아파트값도 0.16% 상승하며 전주(0.01%)보다 오름폭을 대폭 키웠다.
국토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은 즉시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규제지역 지정 이후에 비규제지역에서 주택시장 과열 우려가 발생하는 경우 규제지역 지정에 즉시 착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감정원은 6·17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집값이 전주 대비 오름세를 보인 데 대해 아직 대책의 효과가 이번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6월 넷째 주(2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매매가는 0.22% 상승하며 지난주(0.16%)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이는 2012년 5월 7일 한국감정원 주간 동향 통계가 제공된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국감정원은 이번 집계 결과에 대해 “6·17대책 발표 직후 규제가 발효되기 전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거래량이 증가하고 매매가가 상승했다”며 “다만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되는 모습도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