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추정 청원인, 청와대 국민청원에 고발글 게재···유치원은 18일부터 폐쇄

‘햄버거병’이라 일컬어지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 집단 발병한 경기 안산시 소재 모 유치원. /사진=연합뉴스
용혈성요독증후군(HUS·햄버거병)이 집단 발병한 경기 안산시 소재 모 유치원. /사진=연합뉴스

경기 안산시 소재 모 유치원에서 이른바 ‘햄버거병’이라 일컬어지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 집단 발병한 가운데, 이곳이 2년 전 비리감사에 걸렸던 유치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햄버거병을 유발한 2년 전에도 비리 감사 걸린 유치원’이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유치원 학부모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지난 25일 해당 청원글을 통해 해당 유치원 원장의 실태를 알리고자 한다며 작성 경위를 소개했다.

청원인은 “안산에 사는 5살 아이를 둔 엄마”라 일컬었다. 주말에 갑자기 아이가 복통을 호소했고, 병원을 가보니 ‘장출혈성 대장증후군’이란 진단을 받았다며 말문을 꺼냈다. 발병 원인을 몰라 당황하던 중 주변에서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원생들이 차츰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소변조차 볼 수 없어 투석까지 이르게 된 상황에서 보건소를 통해 원인이 유치원이었음을 알게 됐다”며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유치원 측은 아파트 앞에서 매주 열리는 장날 음식을 의심했다”면서 분개했다. 또, 해당 유치원이 지난 2018년 2억900여만원을 교육과 무관한 개인 경비로 사용해 감사에 걸린 바 있음을 시사하며 유치원이 제대로 된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였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안산 상록보건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번 집단발병으로 식중독균 검사를 받은 인원은 총 295명이다. 이들 중 44명이 양성반응을 받았다. 원생 43명과 교사 1명에게서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된 가운데, 14명은 햄버거병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5명은 신장투석 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다.

정확한 원인은 규명 중이지만, 관계당국은 유치원 측이 제공한 간식 등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유치원은 원생들에게 제공한 간식 일부를 보존조치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유치원 측은 원생들에게 제공한 음식 일부를 한동안 보존해야 한다. 현재 유치원을 상대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곳은 지난 18일부터 폐쇄된 상태다.

한편, 해당 유치원을 다니는 원아는 총 167명이다. 근무하는 교직원은 2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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